달러당 원화값이 하루 사이 12원 가까이 급락하면서 쏠림 현상을 보이자 외환 당국이 19일 전격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장중 한 때 1240원대 직전까지 곤두박질쳤지만 당국 개입 영향으로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황건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과 홍승제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이날 “한은과 정부는 최근 원 달러 환율의 움직임과 변동성이 과도하다고 생각하고 시장 내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환 당국은 지나친 쏠림에 대해 대응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지자 이를 모니터링하던 당국이 경고장을 던진 것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종가인 1227.4원보다 3.6원이 떨어진 1231원에 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장 시작 이후 달러당 원화값은 유럽 경제 위기설과 북한 테러 우려가 고조되면서 낙폭을 키웠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는 1239.4원까지 급락했다. 외환 당국은 하루 사이 12원 가까이 원화값이 폭락하자 11시40분을 기점으로 정식 구두 개입에 돌입했다. 이후 원화값은 다소 상승했다.
정부는 원화값 변동에 가급적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변동성은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 당국은 이미 지난 17일에도 시장 개입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바 있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201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해 “시장불안 심리로 변동성이 있을 때는 단호하게 안정화 조치를 하고 있고,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해 달러당 원화값이 1240원 밑으로 하락 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유신익 신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하다”면서 “달러당 원화값은 1240원대까지도 갈 수 있다. 다만 1250원대까지는 당분간 진입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상덕 기자 / 최승진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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