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명성이여 다시 한번”
수입화에 밀리고 올드한 이미지에 치여 부진을 면치못했던 전통의 제화 명가들이 도약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강제화, 형지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전통의 제화3사는 젊은 층을 겨냥하고 기능성을 강화한 신규 브랜드를 속속 런칭하는가 하면, 젊고 신선한 모델을 기용해 이미지변신에 나서는 등 새해를 맞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1위인 금강제화는 비즈니스 캐주얼 확산으로 주력부문인 신사화 매출이 줄어들자 캐주얼을 중심으로 한 신규라인 출시와 기능성 강화라는 카드를 뽑아 들었다. 2월 말 금강제화가 출시할 예정인 ‘리갈 201’은 남성 캐주얼 라인으로 기존 정장화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연예인 화보, 드라마 PPL,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한 대규모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수입화 공세에 위축됐던 여성 드레스화도 강화한다. 대표 여성구두 브랜드인 ‘르느와르’의 디자인과 품질을 최고급 여성구두 브랜드로 운영해오던 ‘비제바노’의 수준까지 대폭 높인 ‘르느와르 플레인6’라는 신규 라인을 지난달 출시했다.
또 오래된, 노후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고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자사의 핸드백 브랜드 ‘브루노말리’ 모델이었던 한류스타 박신혜를 올해부터는 금강제화의 모델로 확대 기용하기로 했다.
구매력과 브랜드 충성도가 가장 높은 중·장년층을 놓칠 수는 없기에 이들을 위한 제품들은 기능성을 강화하는 쪽으로도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9월 시범적으로 출시한 후 초도물량 2000켤레 완판을 기록하며 중년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무지외반 여성화’의 디자인 수와 운영물량을 올 봄 시즌에는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렸다. 또한 발냄새와 무좀 등 고질적 문제를 갖고 있는 중년 남성을 위해서는 신발 밑창부터 전체적으로 방수성과 투습성이 강한 고어텍스 소재를 입힌 ‘고어텍스 서라운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브랜드도 재정비했다. 작년까지 전개하던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한센’은 버팔로 브랜드로 흡수시키고, 골프 브랜드 ‘LPGA’는 정리해 ‘PGA Tour’브랜드로 올해부터는 통합 운영한다. 이와함께 판매 부진을 겪어온 적자 매장들은 신규 상권으로 이전시켜 영업망을 확충하면서 동시에 수익성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금강제화 매출액이 3000억원대에 머무르며 정체됐지만 지난해 말부터 100년 기업을 목표로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실행하면서 지난해 7~12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 정도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며 “젊은 층을 위한 제품 출시와 기술력 강화로 위축된 국내 제화시장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 제화 브랜드 에스콰이아도 지난해 패션그룹형지로 인수된 후 힘이 실리고 있다. 패션그룹형지 내 마케팅 임원을 비롯, 인력 다수가 에스콰이아에 배치됐고 패션그룹형지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 20대 배우 박서준을 전면에 내세워 올드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이는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5년내 국내 제화업계 1위 달성 목표 지침에 따른 것이다. 인수 당시 에스콰이아의 매출은 600억원대였으나 올해 2배가 넘는 12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 이랜드에 인수된 후 2013년 흑자전환한 엘칸토는 재무악화의 주범으로 불리던 상품권과 어음결제 관행을 끊어내고,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 협력공장을 확보, 도약을 위한 인프라구축을 완료했다. 엘칸토는 이랜드가 강점을 보이는 중국시장에 진출해 신발 SPA(생산유통일괄) 브랜드 등의 운영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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