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족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설과 추석이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고열량·고칼로리 명절 음식을 배불리 먹어도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에도 고열량·고칼로리 음식을 먹는 지금은 예전과 사정이 다르다. 안그래도 열량이 높은 명절음식을 과식한다면 몸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 명절음식을 좀 더 건강하게 요리하고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떡국 한 그릇의 열량은 보통 450Cal 안팎으로 그것만으로도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하지만 떡국만 먹는 사람은 없다. 온가족이 둘러 앉아 끊임없이 먹는 것이 설날의 보편적인 풍경이다. 갈비찜(1토막 143Cal), 빈대떡(1장 200Cal), 동태전(4쪽 300Cal), 약식(2조각 270Cal), 식혜(150g 1잔 131Cal) 등 대부분 고지방, 고단백, 고열량식인 음식이다. 한 끼 식사에 하루 권장섭취량(남성 2400∼2500Cal, 여성 1800∼2000Cal)은 쉽게 넘어버린다.
우선 조리 과정에서부터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떡국 요리에서부터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육수를 고기 대신 버섯이나 해산물로 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특히 지금이 매생이, 굴 등이 아주 좋은 계절이다.
기름에 튀기는 음식은 최대한 줄이고 가급적 찜이나 조림으로 음식을 장만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산적이나 전 등은 기름없이는 조리가 불가능하다. 이럴 때는 조리법에 맞는 기름을 선택해야 한다. 튀김이나 부침요리에는 요즘 많이 쓰는 카놀라유나 포도씨유보다는 오히려 콩기름이 더 좋다. 카놀라유나 포도씨유 등은 발열점이 높고 산패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콩기름에는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풍부하고 또 우리 음식 고유의 맛과 풍미를 고스란히 잘 유지시켜주므로 명절 음식 요리에 더 적합하다.
조리를 할 때는 약한 불로 오래 조리하는 것 보다는 센 불에서 단시간에 조리하는 것이 기름 흡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설 음식은 여러번 데워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도 프라이팬보다 전자레인지가 더 좋다.
여러 음식중 고기 반찬이나 전류가 당기지만 기름진 반찬보다는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나물과 채소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급하게 먹으면 과식하기 쉬워 천천히 여러 번 씹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을 빨리 먹게 되면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전에 식사를 하기 때문에 과식을 하게 된다. 또 같은 양을 먹더라도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서 인슐린 분비가 많아져 복부비만의 원인이 된다.
당 함량이 높은 강정, 식혜, 떡, 과일 등의 섭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당이 우리 몸에서 중성지방으로 저장되고, 결과적으로 혈중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게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성인 남성은 하루 3회, 여성은 하루 2회의 과일 섭취가 적절하다. 가족끼리 술을 마실 때도 술 안주로 남은 반찬 대신 채소나 과일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기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