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독일에서 주요 업체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판매량을 달성했다. ‘디젤 게이트’ 이후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차 업체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15일 독일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해 독일에서 전년 대비 8.6% 증가한 10만8434대를 팔았다. 기존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은 2013년 달성한 10만1522대였다.
현대차가 지난해 독일에서 기록한 8.6% 성장률은 자동차를 10만대 이상 판매한 브랜드 중 최고 수치다.
디젤 게이트 주범인 폭스바겐을 비롯한 주요 독일 업체들은 현대차 절반 수준의 성장률을 보였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68만5669대를 팔아 전년 대비 4.4% 성장했다. 시장 전체 성장률인 5.6%보다 낮았다. 폭스바겐그룹 소속 아우디 역시 지난해 26만9047대를 팔며 3.7% 증가에 머물렀다. 벤츠는 지난해 28만6883대를 팔아 5.3% 성장, BMW는 24만8253대 판매로 4.3% 성장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젤 게이트 이후 독일차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며 “현대차는 품질 향상을 바탕으로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해 12월 현대차는 유럽 최고 권위 자동차 전문지 독일 ‘아우토빌트지’의 ‘2015년 품질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다. 기아차는 1위였다.
현대차는 독일 시장에서 지난해 아시아 업체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라이벌 도요타를 제친 이후 5년 연속 1위다. 현대차를 제외한 아시아 업체 개별 판매량은 10만대를 한참 밑돌았다. 도요타는 전년 대비 6.2% 감소한 6만5939대, 닛산은 11.7% 증가한 6만9835대, 혼다는 6.3% 감소한 2만1072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독일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하며 5만5689대를 팔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실적을 합친 지난 해 총 판매량은 16만4123대로 독일 수입차 시장 2위다. 1위인 스코다(17만9951대)와 1만5000여대 차이다.
현대차 독일 실적 성장은 현지 전략 차종 i30와 i10이 견인했다. 지난 해 두 모델은 합쳐서 5만 여대가 팔려 전체 독일 시장 판매량 중 절반을 차지했다.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도 2만5천 여대가 팔렸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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