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한 뒤 5년동안 총 5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형희 SK텔레콤 MNO 총괄은 2일 오후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투자금은 매년 1조원씩 케이블 망 고도화와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 콘텐츠 산업과 스타트업 지원 등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합병의 생산 유발 효과는 약 7조5000억원에 달하며, 4만8000여 명의 고용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총괄은 “OTT(Over The Top, 인터넷 이용 TV 서비스)형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국가간 경계를 넘어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나가는 상황에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나서 ICT 생태계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다양한 기기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N스크린 서비스와 가정용 IoT(사물인터넷)가 결합한 홈 서비스도 구축할 예정이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와 주문형 비디오(VOD) 등을 확보하고 지역채널 특화 콘텐츠를 제작, 경쟁력 있는 콘텐츠의 해외 시장 진출도 돕는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여전히 SK텔레콤의 계획에 우려를 나타냈다.
KT는 “SK텔레콤은 UHD 확대 등 케이블망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한국케이블방송협회가 오는 2017년까지 기존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겠다고 한 만큼 투자 결정과 이번 인수 건과는 무관하다”며 “구체적인 투자나 고도화 계획 없이 모호한 표현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인데 사업영역이 유사한 두 회사가 인수합병시 효율성 보다는 중복에 따른 손실이 더 큰 만큼 7조5000억원의 생산유발과 4만80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번 M&A는 글로벌 경쟁력과는 상관이 없으며 결합상품을 통해 이동통신시장 지배력을 방송, 알뜰폰, 초고속인터넷 등에 전이하려는 전형적이고 경쟁제한적인 기업결합”으로 평가하고 “5조원의 투자액 역시 기존 CJ헬로비전의 투자액을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해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의 설비투자금은 6014억원으로 CJ헬로비전 설비투자금인 3563억원과 합하면 약 9600억원이 된다.
LG유플러스는 “방송통신업계 전체가 SK텔레콤의 시장독점을 우려하며 이번 인수합병을 불허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일 정부에 제출한 7만여장의 인가 신청서 내용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데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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