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웃도어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다양하고 폭넓은 고객층의 확보다. 그동안 아웃도어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 기반해 고속성장을 해왔지만 이것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웃도어 브랜드는 그동안 자신들의 주 고객이 아니었던 사람들에게 눈을 돌려야만 한다. 바로 20~30대, 젊은 층이다. 최근 아웃도어의 제품 기획이 IT에 기반한 ‘첨단제품’ 위주로 나오거나, 마케팅 방향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치중돼있는 것이 아웃도어의 이런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스페이스는 꾸준히 바이럴 마케팅 영상을 제작하며 젊은 유튜브세대를 공략중이다. 최근 공개한 ‘맥머도 남극탐험’ 캠페인 영상은 공개한지 20일만인 11월 9일 조회수 850만회를 돌파했다. 유튜브에선 331만 회 재생됐고 페이스북에선 519만 회가 클릭됐다. ‘맥머도 남극탐험’ 캠페인 영상에 등장하는 고객들은 남극 최대 관측 기지인 맥머도 캠프 형태의 노스페이스 팝업 스토어에서 맥머도 다운재킷 신제품을 착용해 보고, 남극의 설원을 달리는 3D 가상현실 이벤트에 참여하게 된다. 고객이 가상현실에서 개썰매를 타고 남극의 설원을 누비는 찰나, 정지해 있던 개썰매는 팝업 스토어의 벽을 뚫고 도심 쇼핑몰 한복판을 질주하며 예상하지 못했던 일상 속 짜릿한 탐험을 시작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노스페이스는 이번 캠페인 영상을 기획하며 영상미에 많은 공을 들였다. 남극의 설원을 달리는 ‘도그 슬레딩(개썰매)’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외 대회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참여 중인 도그 슬레딩 전문팀의 시베리안 허스키 11마리와 전문 ‘머셔(썰매꾼)’가 함께 했으며, 도그 슬레딩의 박진감 넘치는 장면과 고객들의 실감나는 표정을 담아내기 위해 소형카메라 ‘고프로’와 질주하는 개썰매 옆을 함께 달리며 촬영하는 ‘비기캠’ 등 수십 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속도감 있는 영상을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페이스북 페이지 방문자 행동 분석 사이트 빅풋(bigfoot9.com)의 10월 넷째주(19일~25일) 아웃도어 브랜드 관련 영상 중 최고의 호응도(PIS, Post Interaction Score)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세계적인 광고 전문지 애드위크(ADWEEK)에 화제의 영상으로 소개되며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마모트는 JYP라는 연예기획사와 손을 잡고 젊은 층 포섭에 나섰다. 가수 박진영이 부른 ‘너만 있으면 돼’가 각종 음원 차트를 통해 공개되면서 실시간 차트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는 사실 애초부터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것이었다. 누구나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에 랩이 어우러진 이 노래엔 일반 광고 음악처럼 브랜드명이 노출되지 않지만, ‘너만 있으면 돼’라는 마모트의 이번 시즌 슬로건을 담았다. 모델 소지섭이 이 음악과 함께 나간 영상에서 입었던 ‘윈디브 룩 NEO’는 인기 제품으로 판매도 날개를 달고 있는 중이다.
이 밖에도 네파는 모델 전지현이 등장하는 신제품 스파이더 다운재킷 광고를 론칭하면서 이를 패러디해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친 개그우먼 장도연의 영상까지 함께 공개, 네티즌의 호응을 얻었다. 이에 아예 소셜미디어 공유 이벤트까지 열어 5명에게 스파이더 재킷 증정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IT기술을 입어 ‘첨단(cutting edge)’의 느낌을 줘 젊은 층에게 제품 뿐 아닐 브랜드 이미지도 ‘젊게’ 주려는 시도도 많다. 블랙야크가 대표적. ‘히말라야’를 강조해온만큼 다소 ‘쎈’ 느낌이 있었던 블랙야크지만 지난 여름시즌 입기만 해도 심장박동수를 체크, 스마트폰으로 보내주는 ‘야크온P’ 티셔츠를, 최근 스마트폰으로 재킷 내부의 온도와 습도까지 조절 가능한 ‘야크온H’를 내놓으면서 과학으로 무장했다. 특히 야크온H는 스마트폰과 재킷을 ‘블루투스’로 연결하고,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스마트폰으로 재킷 내부의 발열 정도의 습도까지 조절하는 세계 최초의 제품이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고, IT기술을 사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는 30대를 브랜드로 끌어들이는 한편, 브랜드가 지향하는 철학이 단순 아웃도어가 아니라 기술의 아웃도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취재팀 = 박인혜 기자(팀장) / 조성호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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