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화점들이 불황 타개책의 일환으로 식품관을 강화하면서 식품 관련 매출이 고공성장하고 있다.
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전체 매출 신장률은 한자릿수에 그친 반면, 식품 상품군은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신장률을 달성했다.
롯데백화점의 식품 상품군 매출 신장률은 2012년 18.7%, 2013년 13.5%, 2014년 10.2%, 올해(1~10월) 11.7%로 집계됐다. 반면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은 2012년 2.1%, 2013년 3.9%, 2014년 1.5%, 올해는 3.2%에 그쳤다.
현대백화점 역시 2012년부터 올해까지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이 연간 1.2∼3.2%에 그친 반면 식품관 매출은 11.5∼14.5%로 성적이 좋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8월 서울 중구 본점 식품관을 전면 리뉴얼해 재개장한 후 올해 들어 매출이 15.7% 신장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년 사이 백화점에서 각종 맛집을 경쟁적으로 유치한 것이 식품관의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는 평양냉면 맛집 ‘봉피양’과 마약짬뽕으로 유명한 ‘송탄 영빈루’가 들어와 있다. 또 프랑스 수제 과자 브랜드 ‘라꾸르구르몽드’, 일본 오사카 명물 치즈타르트 ‘파블로’ 등 20개 브랜드로 구성된 디저트 스트리트를 따로 마련해놨다.
이에 질세라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문을 연 판교점 식품관에 특히 공을 들여 고객몰이에 나섰다.
‘국내 최대 식품관’을 내세운 지하 1층 식품관에는 뉴욕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이탈리아 식품 전문점 ‘이탈리’(EATALY), 이태원 경리단길 맛집 ‘마스터키친’, 덴마크의 대표 음료 체인점 ‘조앤더주스’, 프랑스 마카롱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 대구의 명물 베이커리 ‘삼송빵집’ 등 국내외 맛집이 자리 잡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청담동 한식 맛집 ‘마루터’와 조선호텔 일식 호무랑의 노하우를 담은 ‘누들바 by 호무랑’, 미국 시카고 수제 명품 팝콘 ‘가렛팝콘’, 초콜릿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프랑스 초콜릿 ‘라 메죵 뒤 쇼콜라’ 등을 입점시켜 고객들의 발걸음을 잡는다.
업계에서는 백화점 식품관 강화가 더 이상 거스르기 힘든 트렌드로, 그로 인한 집객 효과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백 하나 쯤은 들고 있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백화점은 더 이상 쇼핑을 하러오는 공간이기보다는 좋은 먹거리, 트렌디한 먹거리를 찾기 위해 오는 곳이 됐다”며 “국내외 유명 디저트 매장 등에서 한두시간씩 길게 줄 서는 일을 보통이라고 생각할 만큼 백화점 집객효과에서 큰 부분을 식품관이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화점의 관계자는 “식품관을 찾은 손님들이 딱 먹고만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하에서 식품을 사거나 먹은 고객들이 위층으로 올라가 쇼핑을 하는 ‘분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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