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태가 국내 자동차 판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산이 강세를 보이는 중·대형 경유차 수입이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유차는 이번 폭스바겐 사태 때 문제가 됐던 디젤과 관련된 차종이다.
관세청이 30일 발표한 ‘2015년 3분기 승용차 교역동향’에 따르면 3분기 승용차 수입액은 전년 동기대비 14.6% 증가한 24억12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중형(배기량 1500cc 초과 2000cc 이하) 휘발유차를 제외하고는 전 차종에서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가령 소형(배기량 1500cc 이하) 경유 차량은 전년 동기대비 155.8% 증가한 9381만 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전체 수입의 1/3가량을 차지하는 중형 경유차도 전년 동기대비 23.5% 증가하며 7억4533만 달러 수입액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의 핵심은 디젤과 관련된 경유차인데 오히려 되레 경유차 수입이 배기량과 관계 없이 늘었다”며 “이는 폭스바겐 사태의 영향이 예상보다 미미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편 소형 휘발유차의 평균 수입단가가 2만2094달러를 기록해 중형 휘발유차(2만1832달러)를 추월하는 이례적인 현상도 발생했다. 서재용 관세청 통관지원국 과장은 “고가의 독일산 소형차 수입으로 수입단가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입차 증가세가 계속된 이유는 비록 이번에 폭스바겐 사태가 일어났지만 독일산이 고급이고 안전하다는 인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이번 조작사태 파문으로 지난 3분기에 15년 만에 4조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봤지만 그 영향이 한국까지는 크게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한편 3분기 승용차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5.7% 감소한 87억5600만 달러(약 10조원)를 기록했다. 중국 경기둔화로 인해 중국 수출이 2/3가량 급감하면서 전체 수출감소에 영향을 줬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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