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초기이거나 위선종일 경우 수술 대신 내시경으로 병변을 잘라낸다. 소위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이다. ESD는 의료진이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발견하면 위암과 위선종을 병변 주위 점막을 부풀린 다음 특수한 기구를 이용, 병변을 잘라내는 치료방법이다.
ESD가 조기 위암시술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ESD 시술시 일반 공기 대신 이산화탄소(CO₂)를 사용하면 통증이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정준원 교수팀은 2012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선종이나 조기 위암으로 ESD 받은 총 110명을 이산화탄소주입군 54명, 일반 일반 공기주입군 56명으로 각각 나눠 조사한 결과, 이산화탄소 주입군의 복부통증 정도가 시종일관 낮았다.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통증 경감 속도도 컸다. 복부통증에 대한 시각통증척도 점수는 시술 1시간 후 이산화탄소군은 35.2점, 일반 공기군은 48.5점으로 차이가 났다. 이후 3시간 후 이산화탄은 27.8점, 일반 공기군은 42.5점, 6시간 후에는 이산화탄소군은 18.4점, 일반 공기군은 34.8점이었다. 시술 후 하루가 경과한 뒤 이산화탄소군은 9.2점으로 통증 정도가 경미한데 비해 일반 공기군은 21.9점에 달했다.
또 수술 후 진통제가 필요한 사람은 일반 공기군이 이산화탄소군 보다 많았다. 이산화탄소군은 22%, 공기군은 42.3%였다.
연구팀은 두 군의 복부통증 정도를 시각통증척도(VAS) 통해 시간대별로 기록했다. 또 부작용 발생률, 복부둘레, 진정제 처방량, 진통제사용량을 평가했다.
일반 공기군의 통증지수가 높은 이유와 관련해 연구팀은 “과다하게 주입된 일반 공기가 장을 팽창시켜 수술 후 통증과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이라며 “일반 공기와 달리 이산화탄소는 장점막으로 신속하게 흡수돼 장의 팽창 시간을 단축시킨다”고 설명했다.
정준원 교수팀(제1저자 김수영 전임의)의 연구 결과는 ‘위내시경점막하박리술시 CO₂의 효능: 무작위 이중맹검 비교연구’라는 논문으로 국제학술지(GASTROINTESTINAL ENDOSCOPY)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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