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류시장의 핫이슈는 ‘저도 소주’다. 올 상반기에 등장한 저도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는 시판 초기 품귀현상을 빚을 만큼 폭발적인 판매가 이뤄졌고, 이 영향은 소주시장의 판도를 흔들 정도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그럼 실제로 순하리 열풍은 어느 정도였을까. 또 전국 각 지역별로는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2010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주류 시장에 대한 대규모 기획조사’를 벌여 온 컨슈머인사이트(대표 김진국)가 최근 흥미로운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5월 ‘가장 최근에 마신 소주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 결과 참이슬, 처음처럼, 좋은데이로 이어지는 상위 3개 제조사 간의 순위에는 6개월 전 조사와 변화가 없었으나, 그 내용에는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조사에서 51.8%로 독주하고 있던 참이슬(하이트진로)은 42.5%로 무려 9.3%p 하락했다. 반면에 순하리로 저도 소주를 출시한 처음처럼(롯데주류)은 18.3%에서 29.9%로 무려 11.6%p 상승했다. 두 브랜드간의 차이는 전반기 33.5%p에서 12.6%p 차이로 좁혀졌다.
이런 추이는 순하리의 품귀현상이 처음처럼의 선택을 견인한 것으로도 예상할 수 있다. 롯데주류에 이어 저도 소주를 출시한 무학의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또한 짧은 기간 내 2.8%의 점유율을 보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저도 소주는 소주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보인다”면서 “잘 커서 주류브랜드로 성장할 수도 있고, 기존 소주와 동반성장 할 수도, 일과성 돌풍에 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주 제조사의 전략과 소비자의 기호의 함수로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도 소주의 열풍은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참이슬은 경남지역(부산·울산·경남)에서 군소 브랜드에 불과했다.
그러나 처음처럼은 순하리 출시 이후 전국구 소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처음처럼은 작년만 해도 서울·강원·전북·대전/충남에서만 5% 이상의 최근 음용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10%를 넘어섰다. 명실 공히 전국구라 할 만 하다. 특히 영남지역 전역(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에서 최대 10배까지의 신장률을 보였다.
또한 참이슬이 60% 이상을 차지하며 텃밭으로 관리해 온 서울·충북·강원 지역에서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이 지역들에서 처음처럼은 10%p 이상을 성장해 참이슬은 10%p 이상 후퇴했다.
처음처럼은 순하리를 통해 서울·강원지역에서 참이슬을 맹추격하며 사정권에 두고 있다. 또한 영·호남 전역에서는 자도주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이며 군소 브랜드의 위치에서 벗어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저도 소주가 맥주·와인이나 소맥폭탄주 등 만큼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저도 소주의 돌풍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소주시장은 물론 주류시장 전체가 영향 받을 것이다. 따라서 상품과 소비자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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