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30대 외부출신인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35)를 단독대표로 내정하는 깜짝 승부수를 던졌다. 다음카카오는 시가 총액 8조원에 달하는 회사를 이끌 대표에 임 대표를 내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임내정자의 취임과 함께 다음카카오 임원진도 전면 물갈이 된다. 오는 9월 23일 임내정자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로 선임되면 최세훈·이석우 현 공동대표를 포함해 다음과 카카오 출신 임원진들이 전원 물러난다.
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통합한 후 시너지가 나지 않자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임원진 전면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새로 내정된 임내정자는 김범수 의장과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사람의 인연은 임내정자가 2000년대 후반 소프트뱅크벤처스에 근무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내정자는 김의장을 직접 찾아가 카카오에 대한 투자를 논의했었다. 이후 2011년 김의장이 로티플이라는 모바일 커머스 벤처 인수에 나설 당시에도 소프트뱅크에서 로티플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임내정자와 다시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임내정자는 김의장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라며 “주말에도 같이 시간을 보내는 등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가깝다”고 밝혔다.
올해 임내정자가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의 지분 100%를 다음카카오가 인수한 것도 두사람의 신뢰로 인해 이뤄졌다. 이후 케이큐브가 국내 대표 스타트업 전문 투자자로 성장하자 김의장은 임내정자에게 다음카카오의 대표직까지 맡기게 된 것이다.
임지훈 대표는 “모바일 시대 주역인 다음카카오의 항해를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리딩 기업으로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내정자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주목할만한 아이템으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꼽았었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세상의 모든 것이다”며 “금융, 교육 등을 개인화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하는 서비스가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1980년생인 임내정자는 2003년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최우수 졸업한 이후 엑센츄어 애널리스트, 보스턴컨설팅 그룹 컨설턴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2년부터 케이큐브벤처스를 창업하고 ‘핀콘’, ‘레드사하라’ 등 50여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투자 후 가치가 수십배 오른 기업들을 만들어내면서 투자 전문가로서의 명성을 떨쳐왔다.
[안정훈 기자 /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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