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청정원과 샘표 폰타나가 파스타소스 제품 콘셉트(홍보 문구)를 둘러싸고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샘표는 “시장점유율 1위인 대상이 출시 1년여가 된 자사 브랜드의 제품 콘셉트를 일방적으로 도용했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대상은 “‘청정원 흠집내기’를 통한 의도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맞서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상은 청정원 이탈리아 파스타소스 4종을 새로 출시하면서 대형마트 행사와 상품판매배너광고(POSM) 등에 ‘맛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이란 홍보 문구를 넣고 시식행사와 함께 제품 증정 이벤트를 열었다.
‘맛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은 샘표가 지난 2013년 폰타나로 국내 파스타소스 시장에 처음 진입하면서 내세운 브랜드 콘셉트이기도 하다. 샘표는 최근까지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해당 콘셉트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샘표 측은 “폰타나를 출시할 당시 국내에서는 치즈 함량과 마늘 함유 등 재료에 대한 마케팅이 대부분이었을 뿐 이탈리아 현지식이란 브랜드 콘셉트를 사용한 곳은 없었다”며 “파스타소스 시장 진입을 앞두고 1년 넘게 구상한 브랜드 콘셉트를 1위 브랜드가 이제와서 홍보 문구로 사용한다는 건 도의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링크아즈텍코리아 기준 청정원의 시장 점유율은 37.3%로 1위다. CJ제일제당이 26%, 오뚜기가 22%로 그 뒤를 차지하고 있으며 샘표는 1.4%에 그쳤다.
샘표 측은 현재 대상에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대상 측은 샘표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대상 측은 “파스타소스를 선보이면서 본고장인 이탈리아 현지식을 내세우는 건 당연한 마케팅”이라며 “‘맛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은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상용구로 저작권이나 상표 등록도 돼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맛으로 떠나는 여행’은 지난 2007년 대한지방행정공제회기 국내여행 책자로 발행한 도서 제목이기도 하다. 대상은 지난 2004년 ‘청정원 쿡조이, 맛으로 떠나는 세계여행’이란 주제로 지상파 광고를 내보낸 적도 있었다.
대상 측은 "샘표가 문구에 대한 저작권도 갖고있지 않으면서 의도적으로 진흙탕 싸움을 조장한다고 생각해 그동안 대응하고 있지 않아 왔다"면서 "대상이 월드테이블 시리즈로 두 번째 제품을 출시 준비 중인 만큼 샘표의 노이즈 마케팅이 계속될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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