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스플레이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는 화질이 매우 선명하고 자연색에 가까운 색감을 구현하지만 단점이 있다. 유기물로 만든 소재이다 보니 산소와 습기에 노출되면 상태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OLED는 산소를 차단하기 위해 유리 소재로 덮어 밀봉하는 공정을 거치는데 여기에는 각종 레이저 장비가 필요하다.
엘아이에스(LIS)는 LCD와 OLED 등 각종 디스플레이 소재를 원하는 대로 매우 정밀하게 자르고 밀봉(Sealing)하거나 반도체 웨이퍼에 마킹을 하는데 필요한 각종 레이저 장비를 제조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레이저장비의 대당 가격은 1억5000만~20억원으로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10주 이상이 걸릴 정도로 공을 들여야 하는 장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휘지 않는 기존 ‘리지드(rigid)’ 디스플레이 생산에 전량 엘아이에스 레이저 장비를 사용한다. 삼성 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는 물론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에 수출하는 등 총 60여개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표준 제품으로 불린다.
최근 들어 화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의 베젤(테두리 부분)을 얇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레이저 장비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엘아이에스 본사에서 만난 나일석 회장은 “갤럭시S6의 다음 버전은 베젤을 아예 없앤 무베젤 제품이 나올 수도 있다”며 “베젤을 얇고 정교하게 만드는데 우수한 레이저 장비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LCD, OLED는 얇은 소재를 매우 정밀하게 가공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기존 다이아몬드 커팅 등 물리적 가공 방식보다는 레이저를 통한 공정이 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엘아이에스의 최대 강점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능이 뛰어난 장비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 직원 150명 중에 연구·개발 인력이 128명(약 85%)에 이르며 현재 16가지 국책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을 만큼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둔 덕분이다. 나 회장은 “그동안 판매처가 국내에 국한돼 있는 측면이 있었는데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힘쓸 생각”이라며 “지난해 매출 370억원 중 60% 정도가 해외 매출이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해외매출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에 800억원 규모의 레이저 장비를 공급하는 등 올해 상반기에만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의 3배 가까운 액수다.
엘아이에스는 지난해 12월 경영진이 교체되고 최대 주주가 현재의 나 회장으로 바뀌면서 변화를 맞고 있다. 올해 3월 출범한 사후 면세점 사업에도 더욱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회사 실적을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관광객은 시내 사후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발급받은 영수증을 공항에 신고하면 구입한 금액의 부가세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현재 서울 용산과 충무로를 비롯해 제주도, 인천 영종도 등 5곳의 사후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8개로 늘리고 내년에는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10여 곳의 면세점을 확보하고 온라인 비즈니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 회장은 “기존에는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사후면세점이 운영됐지만 회사차원에서 체계를 갖춰 사후면세점을 운영하는 곳은 엘아이에스가 유일하다”며 “레이저 기기의 경우 기업들의 설비투자에 여부에 따라 매출 등락이 있기 때문에 면세·쇼핑 사업을 통해 꾸준한 매출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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