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예능 프로그램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가 유아동용품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방송에 지속적으로 육아용품 사용장면을 노출하면서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해당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되고 구매까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유아동용품 업체 세피앙에 따르면 2014년 7월부터 ‘국민 삼둥이’로 불리는 대한·민국·만세가 유아동용 식탁의자에 앉아 음식을 먹는 모습이 나오자 해당 제품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0% 상승했다.
이처럼 제품이 인기를 끌자 다른 업체들도 해당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YK BnC는 올해 하반기 유아전용 식탁의자를 출시할 예정이며 중소·신생업체들도 제품 생산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맨은 유아용품에 대한 인식도 바꿔놨다. 과거 관련 기업들은 유아를 차량에 태울 땐 안전상의 이유로 유아용 카시트에 태워야 한다고 언론 홍보는 물론 대대적인 캠페인도 펼쳤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그러나 슈퍼맨을 통해 아이들이 차를 탈 때 전용 카시트에 앉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비춰지자 이젠 이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아동용품 업체들은 단기간에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어 육아예능 프로그램에 큰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다. P사는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프로그램 제작협찬·제품간접광고(PPL)에 약 11억원의 비용을 들였다. 출연자들에게 모델료를 지불하고 광고 계약도 맺었다. 그 결과 2013년 14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P사는 지난해 약 200억원대의 성과를 거뒀다. 방송제작협찬과 스타마케팅으로 인지도를 쌓은 업체·브랜드는 홈쇼핑과 육아박람회에서도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유아동용품 업계 관계자는 “육아예능으로 인해 육아용품에 대한 관심이 보다 다양해지며 이 시장 자체가 넓어졌다”며 “지난 4월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3% 가량 감소했으나 오히려 유아 관련 상품 매출은 7.5% 증가하며 내수침체와 소비위축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육아예능 프로그램은 단기간에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 비용 대비 큰 효과를 거둔다”며 “이에 따라 출연자들의 광고료도 많이 뛴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김지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