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정부 대응을 질타하는 여론이 높아가는 가운데 국제 과학저널의 양대 산맥인 사이언스와 네이처가 우리 당국의 메르스 방역체계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사이언스는 한국 정부가 초기 대응을 망쳤다고 지적한 반면 네이처는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언스는 5일(현지시간) ‘불량 환기구로 인해 한국에서 메르스가 슈퍼 전파 됐나’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한국 정부의 초동 대응 실패가 이번 메르스 확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사이언스는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 정부의) 형편없는 감염통제(poor infection control)가 메르스 확산을 키웠다”고 전했다. 미네소타대학교 전염병 정책연구소의 마이크 오스테르홈 소장은 “고도의 전염성을 가진 질병이 형편없는 감염 통제정책과 합쳐졌다”며 “다수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한 것이 바이러스 확산을 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언스는 또 오스테르홈 소장의 발언을 전하면서 “이번 메르스 발병의 중심에 있는 병원(평택성모병원)의 이름 공개를 며칠 동안 계속 거부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네이처는 같은 날 ‘한국에서 메르스 발병은 세계적 위협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모든 감염이 병원에서 나온 한국의 메르스가 ‘판데믹(대유행)’이 되거나 한국 지역사회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처는 이러한 결론의 근거로 ▲메르스가 사람간 옮기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메르스가 주로 병원에서 확산된다 ▲한국 정부가 훌륭하게 대처하고 있다 ▲메르스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아니다 ▲한국 메르스 발병은 크지 않다 등 5가지를 들었다.
특히 한국 정부의 대처와 관련해 네이처는 “당국이 현재 공격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감염된 사람들의 모든 접촉자들을 매우 면밀하게 추적하고 (잠복기) 14일 동안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처는 “한국에서 메르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누구라도 바로 격리된다”며 “지금까지 모든 신규 감염자들은 리스트에 올라온 접촉자들이었다는 점에서 메르스 발병을 통제하고 있다는 신뢰도를 높인다”고 적시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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