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관련한 병원 주도 임상 시험이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력과 예산 지원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연구팀은 최근 대한암학회 학술지를 통해 2007~2013년 암 관련 임상 시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병원이 직접 재원을 마련해 진행한 임상시험이 30건에서 114건으로 6배 이상 크게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제약사들이 지원한 임상시험은 252건에서 493건으로 50%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병원 연구 인력이나 예산 지원 등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 56개 병원 중 45곳만 임상시험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이중 임상시험 인력을 별도로 고용한 병원은 18곳에 불과했다. 인간 대상 연구나 인체유래물연구에서 생명윤리·안전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연구 전에 기관윤리심의위원회를 개최하는데 이를 월 1회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병원은 22곳 밖에 없었다. 연구팀이 56개 병원 180명 연구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36.7%가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했고 31%는 연구 기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안 교수는 “미국은 3100곳 이상 기관에서 10여개 다기관임상연구가 국가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고 매년 2만 50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해 전세계 의료계 치료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며 국내 병원들의 열악한 연구 환경을 지적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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