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터넷 검색에서 모바일(스마트폰+태블릿) 검색량이 사상 처음으로 PC 검색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기기 보급이 PC를 이미 넘어선데 이어 검색량 마저 추월하게 된 것. 세계적으로 모바일이 온라인(고정형) 인터넷을 추월하고 온라인은 오프라인을 넘어서는 골든크로스(Golden Cross)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이를 바탕으로‘미시적 순간(Micro-Moments)’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했다.
구글은 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하프문베이에서 개최한 연례 디지털 광고 컨퍼런스에서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10개 주요 국가에서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구글 검색량이 사상 처음으로 컴퓨터(PC 등)에서 발생하는 양보다 많다고 밝혔다.
제리 디쉴러(Jerry Dischler) 구글 부사장은“지난 2007년 아이폰 등장 이후 소비자 온라인 행동이 급격하게 변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의 기호 및 기술 트렌드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률과 미디어 이용률은 이미 PC를 추월했다. 세계통신연합(ITU), 시장조사전문기관(이마케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2014년말 기준) 스마트폰 보급률은 24.5%로 PC 보급률(20%)를 앞질렀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 2010년 4분기에 스마트폰이 PC를 추월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한 미디어(동영상 시청, SNS 이용 등) 활동이 PC를 넘어섰다. 이제는 모바일로 검색하는 비율도 PC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디쉴러는 “이 같은 트렌드 변화로 인해 구글도 검색 광고 비중을 기존 PC 키워드 광고 중심에서 모바일, 자동차, 호텔 등 언제 어디서나 검색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꿀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구글은 ‘모바일’로 무게 중심을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구글은 검색 알고리즘을 현재 PC 중심에서 모바일로 대대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모바일 겟돈(모바일+아마겟돈)’이라 부르며 구글 검색으로 광고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기기 환경에 맞는 웹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앱) 관련 콘텐츠가 검색순위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기존 PC 중심으로 웹 사이트와 광고를 운영하던 명품 업체들이나 대형 기업들, 관공서, 연구기관 등이 즉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구글은 모바일 검색 알고리즘 개편을 통해 개별 기업들이 모바일에 적합한 웹사이트를 만들게 하는 ‘보이지 않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구글이 지난 3년간 광고 수익이 계속 떨어졌기 때문이다. 모바일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광고비는 늘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스마트폰과 같은 작은 화면에 광고하는 것을 꺼려했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이 PC를 추월하게 되면서 모바일 기기, 광고의 효용성을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구글이 결단을 내렸다. 구글 측은 모바일 평균 광고단가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모바일 검색이 PC를 이제 막 넘어서고 있지만 한국은 이미 모바일이 PC를 추월한 상황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2012년 말부터 모바일 검색 쿼리가 PC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가 지난 1월 발표한 쇼핑 검색이나 지난달 29일 공개한 차세대 프로젝트도 모두 ‘모바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실시간성과 지역 검색에 대한 이용자 요구가 크고 정답형 또는 추천 정보에 대한 수요가 많으며 긴 텍스트 대신 이미지 등의 콘텐츠 만으로 의미를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등의 PC와 다른 새로운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 심지어 모바일 검색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과 연결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모바일 네이버 쇼핑 검색 요청(쿼리)가 급격하게 늘고 있으며 카카오 택시, 카카오 쇼핑 등 메신저를 통한 온오프라인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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