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신사업을 들고 나왔다. 그가 선택한 복귀작은 태블릿PC를 활용한 독서컨텐츠 렌털사업인 ‘웅진북클럽’이었다. 과거 최고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영업사원이었던 윤 회장이 초심으로 돌아가 책을 잡은 것. 당시 윤 회장은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1년여를 직접 준비한 북클럽론칭을 앞두고 가슴이 뛴다”며 “웅진의 34년 역량과 디지털 콘텐츠를 접목했기 때문에 성공을 확신하며, 북클럽이 웅진의 새로의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 강조했다.
그의 확신은 현실이 됐다. 출시 2달만에 회원수가 1만 5000명을 넘어섰고, 지난달까지 유료회원수는 4만명을 돌파했다.
웅진씽크빅은 북클럽의 성공과 학습지 분야 매출증가에 작년 4분기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하며 3년만에 분기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초심으로 돌아간 ‘방문판매 신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다시 전진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2월 법정관리 졸업 이후 1년 만에 주요계열사들이 실적개선에 성공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5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그룹 주력사인 웅진씽크빅을 비롯해 웅진홀딩스, 웅진에너지가 나란히 작년말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먼저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였다. 13년 대비 약 40% 증가한 수치다. 북클럽과 함께 학습지 사업의 월 평균 과목수가 지난해 대비 2만 2000과목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현재 학습지 유료회원수는 112만여명에 이른다.
전체 매출실적은 2013년 6488억원에서 작년 6429억원(잠정치)으로 50억원가량 소폭 하락했지만, 내실경영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129억원에서 180억원으로 상승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북클럽은 예능프로에서 추사랑이 사용하는 ‘추패드’로 인기를 얻으며 문의가 늘고 있다”며 “올해는 더욱 다양한 독서콘텐츠가 추가되면서 견고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태양광사업을 주력으로하는 웅진에너지는 4년만에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단 5억원 규모지만 2011년 3분기 이후 흑자는 처음이다. 특히 작년말 불어닥친 저유가의 여파로 대체에너지 수요가 줄어든 난관을 뚫고 이뤄진 성과로 의미가 깊다. 앞서 웅진에너지는 2012년에만 영업손실 1068억원을 기록했고, 2013년에도 312억원의 손실을 낸 바 있다. 웅진에너지는 이번 4분기 흑자전환과 함께 작년 전체매출도 역대최고인 1700억원에 육박함에 따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웅진에너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선임된 신광수 대표는 품질우위전략과 공정효율화의 두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10월부터 월단위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웅진에너지는 부가가치가 높은 태양광용 웨이퍼 사업을 확장하며 매출 신장 및 수익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분기를 넘어 연단위 흑자전망도 기대된다. 웅진 관계자는 “저유가와 태양광 불황 속에서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대단한 노력의 결과”라며 “그간 적자의 긴 터널을 벗어나면서 올해는 본격적인 성장단계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는 작년 연간단위실적으로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1962억원과 149억원의 영업손실을 극복했다. 웅진홀딩스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에 강점이 빛을 발했다. 특히 법정관리 전후에도 오라클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AP솔루션에서 중소중견기업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꾸준한 매출을 이어왔다. 웅진홀딩스는 SAP 솔루션을 기반으로 향후 기업형 모바일시스템구축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또, 웅진홀딩스 소유인 테마파크 웅진플레이도시가 매각될 경우 홀딩스의 가치는 더욱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웅진플레이도시는 매각추정가액이 2700억원을 넘는다.
한편, 웅진그룹의 도서물류회사인 북센(비상장)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매출은 1402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8억원이었다. 작년에는 매출은 다소 떨어졌지만 영업이익률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그룹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 종료 후 1년간 핵심역량강화와 수익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며 “2015년에도 자구노력을 통해 보다 좋은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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