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채권단, 구제금융 협상안 타결 실패…'막판 줄다리기'
그리스를 포함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운명을 결정할 시한이 20일로 또 연기됐습니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의 현행 구제금융 연장과 그리스 새 정부의 계획 간 공통점을 찾는 회의를 열었으나 그리스 측의 반발로 중단됐습니다.
유로그룹의 지난 11일 긴급회의에서 그리스가 공동성명서의 '연장' 문구에 반발해 합의를 번복한 것에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그리스는 성명서의 문구를 문제 삼았습니다.
국제채권단의 주축인 유로그룹은 그리스 새 정부가 수용할 수 없다고 언명한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해야만 20일에 회의를 열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내 최근 고조된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다만 그리스와 채권단이 각각 제시한 협상안의 내용은 사실상 차이가 없지만 정치적 동기로 '연장'의 대상을 놓고 힘겨루기하는 양상이어서 타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네덜란드 재무장관인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회의가 중단된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20일이 새로운 시한이냐는 질문에 "20일에 유로그룹 회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해야만 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또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도널드 터스크 상임의장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EU 정상회의를 소집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며 20일 회의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연장 신청 여부는 그리스의 결정에 달렸다"며 그리스 새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그리스는 오는 28일에 끝나는 EU 측 구제금융을 연장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로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있으며 최악에는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그렉시트'(Grexit) 우려도 제기됩니다.
다만 채권단 '트로이카'인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가운데 IMF의 구제금융은 내년 3월까지 예정됐기 때문에 IMF의 지원을 받아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IMF도 EU 측과 협력하기 때문에 연장을 신청하지 않으면 분할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며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신청하고 현행 프로그램의 이행을 약속하면 우리는 협력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그리스가 새로운 구제금융을 요청하더라도 자금과 지원조건이 함께 요구될 것이라며 현행 구제금융의 연장이 유일한 선택지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면 유로존 회원국들의 의회에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처리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20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그리스의 유동성 위기는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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