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카엘(이하 젬백스)이 내년 1분기 췌장암 치료제를 출시하며 성장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기웅 젬백스 IR총괄대표는 지난 25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히며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숫자'로 증명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 젬백스는 내년 1분기 췌장암 치료제 'GV1001'의 시판을 앞두고 마무리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9월에는 식품의약품 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도 받았다. 제품명은 '리아백스주'다.
품목 허가까지 오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유럽에서 진행하던 임상 3상이 사실상 실패 판정을 받으며 회사는 궁지에 몰렸다. '사기꾼'이라는 인식에 더해 주가는 연일 하한가를 쳤다.
벼랑 끝에 몰린 젬백스는 회생의 실마리를 인체 내 생체물질인 '이오탁신'에서 찾았다. 췌장암 임상 3상에서 GV1001이 이오탁신 수치가 높은 환자의 생존기간을 두 배 가까이 늘려주는 효과를 확인했던 것.
지난 9월 식약처의 품목 허가 역시 혈중 이오탁신 수치가 높은 환자들에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됐다.
GV1001은 차세대 항암치료제와 항염증제 약품으로 펩타이드(아미노산 중합체)가 주성분이다. 암세포를 늘리는 효소를 추적해 암세포만을 공격해 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내년 1분기에는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판을 통해 '숫자'로 보여주는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병원 치료를 받는 췌장암 환자는 약 1만3000명에 달하고 이들 대다수가 대형 병원에 몰려있어 마케팅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특히 췌장암은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젬백스는 리아백스주의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청(EMA) 승인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췌장암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주로 발병하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으리라는 판단에서다.
최근의 적자와 관련해선 "기존 제조업에서 번 돈을 연구개발(R&D)에 쏟아 붓는 구조라 재무제표가 나쁠 수밖에 없다"며 "내년 시장에 출시된 뒤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젬백스의 상반기 영업손실액은 66억원이다.
최근 특수목적법인(SPC)인 자회사 카엘젬백스를 흡수합병한 것도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카엘젬백스가 별도로 존재해 유사시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면서 "이번 합병은 이 사업을 끝까지 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우석 교수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 '바이오 트라우마'가 짙게 퍼진 것을 알고 있지만, 내년 리아백스주의 출시로 시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며 "숫자로 보여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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