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글로벌 전력엔지니어링 기업인 독일 지멘스와 제휴를 맺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잡았다.
최근 실적부진과 주가하락으로 고전해 온 LG화학 입장에서는 회사의 새로운 성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배터리(전지) 분야에서 든든한 파트너를 새로운 지원군으로 얻은 셈이다.
독일을 방문중인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바이에른주 에를랑간에 위치한 지멘스 본사에서 스테판 메이 중압시스템사업 담당 CEO(최고경영자)와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 체결로 LG화학은 지멘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추진하는 ESS 사업에서 우선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게 됐다. 아울러 두 회사는 내년부터 50MW 규모의 ESS 구축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지멘스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이 최근 투자를 늘리고 있는 ESS 사업은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3년 16조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58조원 규모로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두 회사가 단순한 사업 파트너에서 전략적 제휴 관계로 협력 관계를 업그레이드 한 제품 품질과 경영 방침에 대한 양사 경영진의 두터운 신뢰 구축이 밑바탕이 됐다. LG화학과 지멘스는 지난 2012년부터 ESS 사업 분야에서 총 3MW 규모의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그동안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협력관계를 확대하는 MOU를 체결하게 됐다. 지멘스 스테판 메이 CEO는 "LG화학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업 파트너”라며 "이번 MOU 체결로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독일 지멘스는 1847년 창립해 167년의 전통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전력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미국 GE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철도·수력 등 인프라 건설, 건물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세계 200여 국가에 36만2000명의 직원을 확보하고 있다. 지멘스는 LG화학 이외에도 삼성물산, 한화건설 등 국내기업과도 활발하게 사업제휴를 해 왔고 지난달에는 본사의 조 케저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LG화학도 지멘스와의 이번 제휴 확대가 실적 턴어라운드의 또다른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기대를 걸고 있다. LG화학은 유화업계 업황부진, 원화강세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 3분기(7~9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3574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기간 보다 30.8% 하락한 바 있다.
[채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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