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의 장막’을 걷어낸 중국 본토 증시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를 서로 연결한 ‘후강퉁’ 개시 첫날인 17일 상하이 증시에서는 하루 투자한도액 130억위안(약 2조3000억원)이 전액 소진되는 진기록이 나왔다.
이날 상하이 증시는 개장 직전 동시호가를 통해서만 한도액 54%에 이르는 매수세가 몰렸고 오후 2시(현지시간)에 한도액이 완전히 소진됐다. 후강퉁을 통한 상하이 증시 투자는 하루 한도액 130억위안, 총한도액 3000억위안(약 53조6000억원)이 적용된다.
투자자들의 거침없는 매수세 덕분에 상하이종합지수는 개장 초반 1% 넘게 오르다가 차익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전날보다 0.19% 하락한 2474.01에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지수는 후강퉁 개시 기대감에 지난 9월 이후 이미 12% 오른 상태여서 후강퉁이 공식 개시되면 주가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3분기 GDP 충격으로 일본 닛케이지수가 2.96%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상하이 증시를 통한 홍콩 증시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홍콩 증시는 오후 2시(현지시간) 기준 하루 한도액 105억위안(약 1조9000억원) 중 약 13.1%가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주식 투자에 대한 중국인들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후강퉁은 중국 증시를 질적으로 변화시킬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비중이 상승하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후강퉁을 통한 상하이 증시 총한도액이 모두 소진된다고 가정할 때 상하이 A주(내국인 전용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비중이 약 5%에 달해 지금보다 2배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후강퉁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증시에 대한 대외 개방도를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후강퉁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상하이 주식은 A주 568개 종목으로 전체 시가총액 중 90%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에서는 후강퉁에 투자하기 위한 고객 발길이 이어졌다. 하나대투증권 창구를 방문한 서울 강남의 한 개인투자자가 이날 중국 주식 40억~5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매입 주문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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