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 한곳 막혔다면 다른곳도 막혔다

급성심근경색 환자중 절반이상이 심근경색이 생긴 심장혈관 외에 다른 심장혈관에도 동맥경화로 인한 심한 협착이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맥경화가 다른 심장혈관까지 진행된 경우 심근경색 발생 후 한달째 조기 사망률이 2.5배 높았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전세계 15만명의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의 진료 데이터베이스, 즉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세계 3대 임상 저널 중 하나인 '자마(JAMA·IF 30.4)'11월호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급성심근경색은 심장이 뛸 수 있도록 혈액을 공급하는 세 가닥의 관상동맥 중 하나가 막혀 심장근육이 괴사되어 생기는 초응급질환으로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세개의 관상동맥 줄기중 하나의 혈관에만 동맥경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2개의 관상동맥에도 동맥경화로 인한 협착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경우 급성심근경색 발생 후 30일 이내 조기 사망률이 4.3%에 이르렀지만 다른 혈관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조기 사망률이 1.7%에 그쳤다”고 밝혔다. 급성심근경색 발생 1년 후 장기사망률 비교에서도 다른 혈관에도 동맥경화가 있으면 7%의 사망률을 보였고, 다른 혈관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3%에 그쳐 장기사망에서도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박덕우 교수의 연구는 여러 혈관에 동시 다발적으로 병이 있는 심근경색 치료 예후를 예측하고 조기에 약물이나 스텐트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 동안 급성심근경색이 생긴 관상동맥만을 치료하고 그 후에 다시 나머지 혈관들의 스텐트 치료를 할 것인가, 다른 혈관들도 모두 동시에 스텐트 시술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나머지 혈관들은 약물 치료를 할 것인가 등 치료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박덕우 교수는 2012년 아시아 최초, 세계 최연소로 미국심장학회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젊은 최고 과학자상'을 수상한 바있다. 이에 앞서 박 교수는 2010년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환자의 혈관을 넓히는 '약물 코팅 스텐트'에 대한 논문을 세계 최고의 임상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해 세계 심장학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