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체 내에서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리를 모방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리튬 이차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박찬범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생체 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대사를 모방해 리튬 이차 전지용 전극 소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고용량, 고출력의 리튬 이차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망간이나 니켈, 철 등의 '전이금속'등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전이금속은 무겁기 때문에 전지의 소형화에 한계가 있었고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리튬이차전지의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생체물질을 사용해 이차전지를 개발했다. 동물의 세포 안에는 '미토콘드리아라'라는 작은 기관이 존재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작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이다. 강기석 교수는 "미토콘드리아는 '플라빈 아데닌 디뉴클레오티드(FAD)'라는 물질이 에너지를 전달한다”며 "이를 모방해 전지 내에서 불필요한 원자들을 제거하고 전극 소재의 용량을 최소화 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이차전지가 500회의 충·방전 사이클 동안 용량이 95% 이상 유지되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이금속을 쓰지 않아도 리튬이차전지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강기석 교수는 "인체 내부에 존재하는 에너지 대사 물질을 이용해 무겁고 독성이 있는 중금속을 이용하지 않고도 높은 용량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모든 적극이 생체소재로 구성된 '바이오 배터리'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지난달 31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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