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이 무료해 질 때면 자연스레 리모콘에 손이 간다. 케이블 방송을 보기 위해서다. 이쯤 되면 어떤 채널이든 배우 이순재씨와 아나운서 손범수 씨가 연신 좋다고 말하는 보험광고를 접하게 된다.
이렇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낸 만큼 돌려주는’이라는 광고를 만든 회사가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시청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그 어떤 분야보다 더 묻고 따지고, 시청자가 낸 이상을 돌려주는 다이렉트마케팅 회사인 ‘인포벨(INFOBELL)’ 얘기다.
이 회사는 다이렉트마케팅 중에서도 정보(Information)과 광고(Commercial)가 합쳐진 ‘인포머셜(Informercial)’에 기반한 인포머셜마케팅 전문업체다. 2007년 설립되어 이 분야에서만큼은 명실상부한 1인자다. 현재 이 업계에는 20여개의 회사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의 전체 취급고는 2013년 기준 2000억원 규모다. 이 회사는 대행 수수료만 매출로 잡는다고 한다. 그 중 절반이상이 보험 광고다. 나머지는 유통이 차지한다.
인포벨을 세운 심범섭 대표는 광고업계의 ‘온실’과 ‘황야’를 뛰어다닌 한국 광고업계의 산 증인이다. 1982년 제일기획 공채로 입사한 심 대표는 미니카세트 마이마이를 히트시켰고, 배우 김혜자 씨를 한국광고대상의 최우수 모델상으로 만든 ‘고향의 맛 다시다’를 만든 장본인이다.
광고쟁이 노하우에 홈쇼핑 경험까지 더해져
심 대표는 1999년 알라딘 홈쇼핑을 설립했다가 2007년 본격적으로 인포벨을 설립, AIG손해보험, 라이나생명 등의 보험상품 개발 및 인포머셜 광고대행을 시작했다.
이후 2009년에는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흥국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의 국내 보험사들과 업무제휴를 했고, CJ제일제당의 ‘전립소쏘팔메토’의 인포머셜 마케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해 연간 매출은 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체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과거 10여년 간 영화를 누렸던 무가지들이 사라졌죠. 주요 일간지들의 발행부수도 예전같지 않아요. 방송은 더 심하죠. 기존 100개 수준이었던 채널이 현재 340여개에 이릅니다. 그리고 지금은 젊은 세대들이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모바일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트랜드는 지금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시장돌파구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습니다.”
그나마 기존 매체 환경은 예상가능한 변화선상에서 움직였지만, 지금은 예측 불가능한 시장이 되어 버렸다고 단언한다. 인포벨도 과거에는 지상파와 일간지만 커버하면 커버가 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은 매체와 너무 많은 채널로 시장이 그야말로 세분화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기존 매체의 가능성을 아예 버리진 않았다.
케이블의 낮은 지상파의 밤만큼 짭짤하다?
지상파 방송의 프라임타임이 지난 저녁 10시~새벽 1시까지가 케이블방송의 프라임 타임대다. 낮 시간대 역시 케이블 채널에게는 황금시간대로 구분된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낸 뒤 케이블을 시청하는 주부들이 타겟이다.
물론 상품군도 다양하다. 보험상품은 물론이고, 운동기구, 전동안마기, 전기매트, 방한화에 이어 최근에는 주부들의 워너비 상품으로 떠오른 ‘장미칼’까지, 유통분야의 다양한 상품들이 케이블의 전파를 탄다.
물론 인포벨의 손을 거친 일명 히트상품들도 많다. 라꾸라꾸침대, 깜빡이학습기, 제주관광상품권, 장재근 S라인, 매직블록 등이다. 장미칼도 포함이다.
최근 이 회사는 한창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유통채널이 만만치 않은 중소기업이 돈 한푼도 들이지 않고 광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 일반 상품은 광고 제작에 3000만원 전후의 기본 비용이 들지만, 이마저도 필요없는 방안을 구상했다. 바로 광고 대행사인 인포벨이 유통에도 뛰어든 이유다.
광고만 만들어 유통하는 회사가 아니라 OEM 방식으로 유통까지 손을 댔다. 어디로 수렴될지는 심 대표도 “아직은 모른다”고 답한다. 그때그때 시장을 읽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채널, 그리고 새로운 트랜드를 짚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런칭한 개그우먼 장미화의 매직 뿌리붓이라는 ‘새치 염모제’는 인포벨이 개발 및 생산을 거쳐 광고는 물론 판매까지 인포벨이 맡았다. 색다른 시도다. 광고에 판매까지 맡은 것도 재밌는데 개발단계부터 인포벨의 노하우가 쏟아부어졌다. 런칭한 주에는 매일 3000개씩 팔려나갔고, 주말에는 최고 5000개까지 판매됐다.
온라인 유통만 40조원, 시장은 아직 넓다
현재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매출은 통상 40조원의 시장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시장은 과연 누가 먹고 있는 것일까.
인포머셜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오픈마켓, 종합몰, 홈쇼핑몰, 폐쇄몰 등 광고 및 유통시장은 ‘군웅할거’의 난장판이나 다름없으면서도 ‘될 놈은 잘 된다’는 게 현실이다.
심 대표는 “디지털 혁명으로의 매체 변화가 너무 빠르고, 때문에 기존 매체의 효율성은 10년 전 대비 1/4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체감한다”며 “예전에 심사숙고한 5개 아이템이 3~4개 정도 성공했지만, 최근에는 10개 중에 1개 성공하기 힘들고, 성공했다 치더라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심 대표의 매체와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은 이제 일상이다. 덕분에(?) 최근 책까지 발간하기 이른다. 광고계의 산 증인이지만, 광고계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한 책이 없다는 판단에 자료를 모으던 중 100년 전에 씌여진 책에 심 대표가 하고 싶었던 말들이 담겨있는 것을 알게됐고, 심 대표는 결국 이 책의 편역본을 냈다. ‘광고계의 파블로 피카소’로 불리는 클로드 C 홉킨스(Claude C. Hopkins)의 <과학적 광고(scientific Advertising)>라는 책의 제목을 <못 파는 광고는 쓰레기다>라고 바꿔 출판했다.
이 책에 대해 심 대표는 “광고인들에게 광고의 본원적 역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새로운 비즈니스와 아이템으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도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홈쇼핑이나 인포머셜, 쇼핑몰을 통해 팔리는 광고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개척자들이 바로 새로운 광고시대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He is...]
-1982년 제일기획 공채 입사
-1995년 제일기획 최연소 국장 승진
-1999년 ALADDIN 홈쇼핑 설립 대표이사
-2007년 (주)인포벨 설립
-2011년 인포머셜마케팅연구소 설립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사단법인 한국인포머셜협회 회장(現)
-2014년 <못 파는 광고는 쓰레기다> 편역 출간
이렇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낸 만큼 돌려주는’이라는 광고를 만든 회사가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시청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그 어떤 분야보다 더 묻고 따지고, 시청자가 낸 이상을 돌려주는 다이렉트마케팅 회사인 ‘인포벨(INFOBELL)’ 얘기다.
이 회사는 다이렉트마케팅 중에서도 정보(Information)과 광고(Commercial)가 합쳐진 ‘인포머셜(Informercial)’에 기반한 인포머셜마케팅 전문업체다. 2007년 설립되어 이 분야에서만큼은 명실상부한 1인자다. 현재 이 업계에는 20여개의 회사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의 전체 취급고는 2013년 기준 2000억원 규모다. 이 회사는 대행 수수료만 매출로 잡는다고 한다. 그 중 절반이상이 보험 광고다. 나머지는 유통이 차지한다.
인포벨을 세운 심범섭 대표는 광고업계의 ‘온실’과 ‘황야’를 뛰어다닌 한국 광고업계의 산 증인이다. 1982년 제일기획 공채로 입사한 심 대표는 미니카세트 마이마이를 히트시켰고, 배우 김혜자 씨를 한국광고대상의 최우수 모델상으로 만든 ‘고향의 맛 다시다’를 만든 장본인이다.
광고쟁이 노하우에 홈쇼핑 경험까지 더해져
심 대표는 1999년 알라딘 홈쇼핑을 설립했다가 2007년 본격적으로 인포벨을 설립, AIG손해보험, 라이나생명 등의 보험상품 개발 및 인포머셜 광고대행을 시작했다.
이후 2009년에는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흥국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의 국내 보험사들과 업무제휴를 했고, CJ제일제당의 ‘전립소쏘팔메토’의 인포머셜 마케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해 연간 매출은 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체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과거 10여년 간 영화를 누렸던 무가지들이 사라졌죠. 주요 일간지들의 발행부수도 예전같지 않아요. 방송은 더 심하죠. 기존 100개 수준이었던 채널이 현재 340여개에 이릅니다. 그리고 지금은 젊은 세대들이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모바일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트랜드는 지금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시장돌파구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습니다.”
그나마 기존 매체 환경은 예상가능한 변화선상에서 움직였지만, 지금은 예측 불가능한 시장이 되어 버렸다고 단언한다. 인포벨도 과거에는 지상파와 일간지만 커버하면 커버가 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은 매체와 너무 많은 채널로 시장이 그야말로 세분화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기존 매체의 가능성을 아예 버리진 않았다.
케이블의 낮은 지상파의 밤만큼 짭짤하다?
지상파 방송의 프라임타임이 지난 저녁 10시~새벽 1시까지가 케이블방송의 프라임 타임대다. 낮 시간대 역시 케이블 채널에게는 황금시간대로 구분된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낸 뒤 케이블을 시청하는 주부들이 타겟이다.
[왼쪽부터 인포벨이 제작한 라이나생명, 동부화재, 장미칼 인포머셜 광고 화면]
물론 상품군도 다양하다. 보험상품은 물론이고, 운동기구, 전동안마기, 전기매트, 방한화에 이어 최근에는 주부들의 워너비 상품으로 떠오른 ‘장미칼’까지, 유통분야의 다양한 상품들이 케이블의 전파를 탄다.
물론 인포벨의 손을 거친 일명 히트상품들도 많다. 라꾸라꾸침대, 깜빡이학습기, 제주관광상품권, 장재근 S라인, 매직블록 등이다. 장미칼도 포함이다.
최근 이 회사는 한창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유통채널이 만만치 않은 중소기업이 돈 한푼도 들이지 않고 광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 일반 상품은 광고 제작에 3000만원 전후의 기본 비용이 들지만, 이마저도 필요없는 방안을 구상했다. 바로 광고 대행사인 인포벨이 유통에도 뛰어든 이유다.
광고만 만들어 유통하는 회사가 아니라 OEM 방식으로 유통까지 손을 댔다. 어디로 수렴될지는 심 대표도 “아직은 모른다”고 답한다. 그때그때 시장을 읽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채널, 그리고 새로운 트랜드를 짚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런칭한 개그우먼 장미화의 매직 뿌리붓이라는 ‘새치 염모제’는 인포벨이 개발 및 생산을 거쳐 광고는 물론 판매까지 인포벨이 맡았다. 색다른 시도다. 광고에 판매까지 맡은 것도 재밌는데 개발단계부터 인포벨의 노하우가 쏟아부어졌다. 런칭한 주에는 매일 3000개씩 팔려나갔고, 주말에는 최고 5000개까지 판매됐다.
온라인 유통만 40조원, 시장은 아직 넓다
현재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매출은 통상 40조원의 시장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시장은 과연 누가 먹고 있는 것일까.
인포머셜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오픈마켓, 종합몰, 홈쇼핑몰, 폐쇄몰 등 광고 및 유통시장은 ‘군웅할거’의 난장판이나 다름없으면서도 ‘될 놈은 잘 된다’는 게 현실이다.
심 대표는 “디지털 혁명으로의 매체 변화가 너무 빠르고, 때문에 기존 매체의 효율성은 10년 전 대비 1/4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체감한다”며 “예전에 심사숙고한 5개 아이템이 3~4개 정도 성공했지만, 최근에는 10개 중에 1개 성공하기 힘들고, 성공했다 치더라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심 대표의 매체와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은 이제 일상이다. 덕분에(?) 최근 책까지 발간하기 이른다. 광고계의 산 증인이지만, 광고계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한 책이 없다는 판단에 자료를 모으던 중 100년 전에 씌여진 책에 심 대표가 하고 싶었던 말들이 담겨있는 것을 알게됐고, 심 대표는 결국 이 책의 편역본을 냈다. ‘광고계의 파블로 피카소’로 불리는 클로드 C 홉킨스(Claude C. Hopkins)의 <과학적 광고(scientific Advertising)>라는 책의 제목을 <못 파는 광고는 쓰레기다>라고 바꿔 출판했다.
이 책에 대해 심 대표는 “광고인들에게 광고의 본원적 역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새로운 비즈니스와 아이템으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도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홈쇼핑이나 인포머셜, 쇼핑몰을 통해 팔리는 광고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개척자들이 바로 새로운 광고시대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He is...]
-1982년 제일기획 공채 입사
-1995년 제일기획 최연소 국장 승진
-1999년 ALADDIN 홈쇼핑 설립 대표이사
-2007년 (주)인포벨 설립
-2011년 인포머셜마케팅연구소 설립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사단법인 한국인포머셜협회 회장(現)
-2014년 <못 파는 광고는 쓰레기다> 편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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