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가 수박을 누르고 여름 과일 왕좌에 올랐다. 올 여름에는 길고 무더웠던 예년 8월과 달리 찜통더위가 적고 열대야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수박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대신 당도가 높아진 복숭아 매출이 크게 올랐다.
이마트는 8월 들어 11일까지 과일매출을 집계한 결과 복숭아가 수박과 포도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여름 과일 매출 부동의 1위였던 수박은 처음으로 2위로 밀려났고, 다음은 포도와 사과, 바나나, 체리 순이었다.
올해 복숭아 인기는 물량과 품질 덕이다. 풍년으로 복숭아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태풍과 병해충 피해도 적어 당도도 올라갔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전체 복숭아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21만5000t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날씨도 도와준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물기가 많고 차갑게 먹는 수박이 잘 팔리지만, 이달 날씨는 예년에 비해 선선한 편이라 당도가 높은 과일이 잘 팔린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복숭아가 인기를 끌자 14일부터 백도와 아삭, 황도, 천도 등 다양한 복숭아 종류를 약 300만개 할인판매한다. 영천과 경산, 영동, 음성 등 유명산지에서 당도가 높은 복숭아를 선별해, 평균 당도가 작년 10브릭스에서 1.5브릭스 올라갔다. 10~12개 들이 백도 1박스는 1만4800원, 10~20개 들이 천도 1박스는 6480원에 판매한다.
이현규 이마트 복숭아 바이어는 "올해는 복숭아 출하량이 늘고, 복숭아 선호도도 높아져 대규모 물량 기획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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