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여러 곳에 암 덩어리가 생겼거나 주변 혈관으로 암세포가 전이된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방사선과 항암약물 병행 치료 후, 수술을 하는 것이 높은 치료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진행성 간암환자들은 수술로 암 제거가 어려워 간동맥 색전술 등을 통한 치료를 해왔지만 치료효과가 제한적이었고, 진행성 간암환자들은 대부분의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못해 6개월내 사망했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의료진은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 환자 41명에 대해 방사선치료와 항암약물치료 병행요법을 시행한 후, 간 절제 수술을 시행해 기존에 알려진 6개월의 평균 생존기간을 23개월로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17일 밝혔다. 또한 방사선 항암약물 병행 치료를 시행받은 환자 가운데 32명(78%)은 간암 병기도 높은 단계서 낮은 단계로 감소시킬 수 있었다.
특히 31명의 환자는 수술이후 남길 수 있는 간 용적이 47.5%에 그쳤지만 방사선과 항암약물 병행 치료를 끝낸 후에는 수술로 남게 되는 간의 예측 부피가 70% 가깝게 증가했다. 이를 통해 수술 후에도 많이 보존된 간의 기능활성화로 간기능 부전 등의 후유증이나 합병증없이 환자들이 잘 회복할 수 있었다.
최진섭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장은 "방사선과 항암약물 병행요법은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 환자의 병기를 감소시키고 수술 후에도 간 보존율을 높여 환자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진행성 간암환자에 대한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외과학술지인 '외과임상종양학회연보(Annals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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