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기자의 소비자 이기자] 외국계 저비용항공사피해 줄이려면?

#박OO(30대 남, 경기 용인시)는 지난해 8월 12일 Z항공사의 왕복항공권(인천-마닐라 2013.8.14~8.19)을 30만5600원에 구매했다. 출발 편은 정상 운항했으나 8월 19일 귀국 항공편이 안전규정 위반 문제로 운항이 정지됐다. 대체편이 제공되지 않아 4일간 추가 체류 후 결국 8월 24일 타 항공사를 이용해 겨우 귀국했다.

그러나 Z항공사는 귀국 항공비용과 추가 체류비 등에 대해 2014년 2월 말 현재까지 배상을 하고 있지 않다.

#손OO(30대 남, 서울 노원구)는 지난해 6월 1일 Z항공사의 마닐라-인천행 왕복항공권(2013.12.7. 12:10 출발)을 구입하고 36만2400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11월 9일 Z항공사 한국 총판대리점(GSA) 홈페이지가 폐쇄됐고, 손씨는 항공사 안내번호로 연락을 했으나 본사와 계약이 중단됐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손씨는 11월 23일 부터 탐승일 직전까지 Z항공사 본사에 연락을 취해 탑승자 확인을 요청했으나 명단에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본사에서 확인 후 연락을 주기로 했으나 연락이 없었음. 탑승 당일인 12월 7일까지 연락이 없어 급히 타 항공권을 구입해 여행지를 다녀왔고, 귀국 후 구청에 이의를 제기하자 그제서야 항공사측이 항공권 구입금액 36만2400원의 카드승인을 취소했다. 손씨는 예약 후 탑승계약 불이행에 따른 보상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저비용항공의 인기와 비례, 관련 소비자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2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관련 피해가 296건으로 전년 대비 2.5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계 관련 피해는 2013년 209건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관련기사 외국계 저비용항공사 피해, 전년대비 6배 폭증)

2013년 외국계 저비용항공 피해 209건을 분석한 결과, 항공이용자 10만 명당 소비자피해 접수 건수가 가장 많은 항공사는 ‘에어아시아제스트(구 제스트)(34.88건)’로 나타났다. 그 외에 ‘피치항공(9.73건)’, ‘에어아시아엑스(5.39건)’, ‘세부퍼시픽(2.78건)’ 순이었다.

지난해 에어아시아제스트 피해구제 접수 폭증

‘에어아시아제스트’의 경우 2013년 8월 항공기 결함 등 규정 위반으로 필리핀 항공당국으로부터 5일간(2013.8.17~8.21) 운항을 전면 금지당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국내 소비자 4100명이 운항지연 및 취소로 피해를 입었으나 이에 대한 처리를 현재까지 지연하고 있어 피해구제 접수가 가장 많았다.

현재 ‘에어아시아제스트’ 피해 141건 중 129건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 신청된 상태다.

외국계 저비용항공 피해(209건) 중 유형별로는 ‘운송 불이행·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132건(63.1%)으로 가장 많았는데, 역시 에어아시아제스트 운항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대부분이다.

다음으로 ‘항공권 구입 취소 시 위약금 과다·환급 거절’ 62건(29.7%), ‘정보제공 미흡에 따른 미탑승’ 13건(6.2%) 등의 순이었다.

피해 209건 중 계약해제·환급·배상 등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는 30건(14.4%)에 불과했다.

외국계 저비용항공권 예매시 신경써야할 것들은?

외국계 항공사 중 국내 지사가 없는 경우 운송 불이행 및 지연으로 인한 피해나 취소 시 과다한 위약금 요구·환급 거절 등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지사가 있다 하더라도 처리를 지연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저렴한 반면 그만큼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는 외국계 저비용항공사 티켓, 가격을 포기할 수 없어 구매해야 한다면 다음 사항에 주의할 것을 권한다.

외국계 저비용항공사는 일반 항공권 이외에 ‘이벤트 항공권’, ‘프로모션 항공권’ 등 다양한 특가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날짜·시간대·체류기간 등에 따라 운임이 천차만별이어서 자세히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할인항공권이나 특가항공권은 계약 해지 시 운임을 전액 환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구입해야한다.

또한 항공권 결제 전에 여행지·영문명·환급 규정·일정 변경 가능 여부와 취소 시 위약금 등 계약조건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외국계 저비용 항공사는 성인과 2세 이상의 아이 운임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아이와 동행할 경우엔 전체 항공료를 꼭 따져봐야 한다. 항공권이 발권되면 반드시 예약할 때 요청한 내역과 동일한지 체크한다.
이 외에도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일반 항공사보다 위탁 수하물 운임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기내 휴대 수하물이나 무료 위탁 수하물 기준이 항공사별로 달라 확인이 필요하다. 해당 항공사의 수하물 운임기준을 파악한 후 각자의 수하물 무게를 측정해 정확한 운임을 알아둬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저비용항공사는 일반 항공사에 비해 운항편수나 승객정원 등이 적으므로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운항이 지연될 경우를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라며 “피해 발생 시 해당 항공사에 피해 사실을 신속히 통보하고, 당사자 간 해결이 어렵다면,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