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5세가 된 주부 심경란 씨는 은행에 묶어 두었던 적금 두 개를 깼다.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에 나서기 위함이다. 심 씨는 첫째에 이어 둘째 아이까지 중학생이 되면서 살림이 빠듯해지는 게 눈에 보였다. 예전 경력을 살려 재취업에 나섰지만 경력 단절 기간이 십 년을 넘다 보니 쉽지 않았다. 결국 심 씨는 새로운 수입원을 얻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최근 심 씨처럼 오랜 기간 경력이 단절된 40대 여성들이 새로운 돌파구로 창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예 새로운 수익원으로 창업을 결심하는 것. 하지만 대다수의 경력 단절 여성창업자가 초보창업자인 만큼 명심해야 할 수칙이 있다.
◆ 외식 창업 시 ‘심플함’으로 일손 덜고 전문성 높여라
외식 창업은 진입 장벽이 낮아 도전하기 쉽지만 창업대비 폐업률이 94%에 이를 만큼 위험도가 높은 업종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외식 창업 실패를 겪지 않으려면 “심플해야 한다”며 “메뉴와 조리과정이 복잡하지 않아야 창업자는 쉽게 운영할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는 전문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쉽다”고 밝혔다.
육대장과 하누소는 이러한 포인트를 잘 반영한 브랜드 중 하나다.
육대장의 경우 옛날식전통육개장과 한방보쌈 두 가지만 메인 메뉴로 삼는다. 육개장 안에 들어가는 주재료는 소고기와 대파, 당면뿐이다. 들어가는 재료가 심플한만큼 각 재료 퀄리티가 높다.
가맹점주는 본사 물류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고기, 육수, 양념 다대기 등을 받아 정해진 레시피대로 만들기만 하면 된다. 육대장은 육개장 전문 브랜드로 소문이 난만큼 B급 이하 상권에서도 연이어 높은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하누소는 대표 인기 메뉴인 ‘왕갈비탕’을 원팩 시스템으로 가맹점에 배송한다. 탕 메뉴는 국물 맛을 내기 까다로운 메뉴 중 하나다. 하누소 왕갈비탕은 ‘담백하고 개운한 국물 맛’에 초점을 맞춰 완조리 상태로 가맹점에 보내진다. 조리가 완료되어 데우기만 하면 끝나는 점 때문에 가맹점에서는 조리 전문 인력을 줄일 수 있다.
하누소 왕갈비탕은 900g의 중량을 자랑하며 온라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공수간
◆ 여성친화형 아이템으로 쉽게 익혀라
처음 해보는 일을 쉽게 익히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 익숙한 부분을 찾는 것이다. 여성적인 특성을 살린 창업 아이템을 선택한다면 어렵지 않게 안착할 수 있다.
카페는 여전히 많은 여성 창업 희망자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이다. 덕분에 경쟁이 치열하고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는 곳만이 살아남는다. 카페 띠아모의는 이탈리아 정통 홈메이드 젤라또를 통해 타 카페와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었다. 카페 띠아모 젤라또는 카페 띠아모 각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와플, 빙수 등 젤라또 응용 메뉴도 여타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디저트 메뉴가 다양한 곳을 선호하는 여성 특유의 취향을 이해한다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여성 소비자들이 특히 선호하는 분식류도 훌륭한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평범한 분식이 아닌 ‘프리미엄’을 앞세운 분식 아이템이 인기다. 대표적인 예로 ‘평범한 메뉴를 고품질의 재료로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건 프리미엄 분식 공수간이 있다. 공수간은 다시마 등을 이용한 천연재료로 만든 육수를 활용해 국물이 많은 ‘국물 떡볶이’를 만든다. 튀김은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밑재료부터 매장에서 직접 다듬고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다. 10평형대 매장으로도 창업이 가능해 소자본 창업자들이 주로 찾는다.
육아를 경험한 여성이라면 아이들과 관련된 창업 아이템도 추천할만하다.
최근 키즈카페가 다양해지면서 보다 다양한 아이템을 적용한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트램폴린 키즈카페인 ‘점프노리’다. 점프노리는 ‘어린이존’, ‘유아존’으로 구분된 놀이공간에 트램폴린을 적용한 시스템으로 안전함을 강조하고 재미를 더했다. 또한 HACCP 인증을 받은 재료로 만든 각종 메뉴를 카페에서 판매해 가맹점 수익을 증폭시키는 시스템을 더했다.
대부분 음식은 점프노리 본사 물류센터에서 밑준비가 다 되어 배송된다. 매장에서는 굽고 데우기만 하면 바로 손님 테이블에 내갈 수 있어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 안전성 높은 아이템이 롱런한다
경력 단절 여성들의 창업 목적이 장기 수익을 내는 것인 만큼 ‘롱런 가능한 아이템’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창업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탄탄한 프랜차이즈 본사와 미래지향형 창업 아이템을 눈 여겨 볼 것을 강조한다.
오늘통닭은 37년간 이어온 브랜드 전통을 바탕으로 가맹점 교육에 정성을 쏟는 프랜차이즈다. 37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오늘통닭 수유본점은 건물 한 층을 전부 다 쓸 만큼 넓은 매장 평수를 자랑한다. 본점 윗층은 오늘통닭 가맹본부가 통째로 사용하며 탄탄한 프랜차이즈 본사임을 자랑한다.
오늘통닭은 ‘통째로 두 번 튀긴 통닭’을 내세운다. 이 맛을 제대로 전수하고 창업자들의 창업 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창업희망자가 원하는 만큼 각종 실습과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오늘통닭 가맹점 오픈 이후에도 창업주의 정기 순회와 슈퍼바이저를 통한 매니지먼트로 관리를 받을 수 있다.
토털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핸디페어’는 미래지향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다. 1인 가구 증가, 부동산 개•보수 증가 등 관련 생활 서비스가 필요한 곳이 점점 늘어나면서다. 핸디페어는 도배, 곰팡이제거, 전자제품 세척부터 리모델링 시공까지 거주환경에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전문 기술이 없어도 본사의 무료 기술&서비스 교육을 받으며 사업에 필요한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핸디페어 고유의 품앗이 시스템을 통해 타 가맹점주들과 협업도 진행할 수 있어 사업 폭이 넓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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