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디자인프라자(이하 DDP)가 드디어 내달 21일 개장한다. 14일 찾츤 DDP현장은 일반에 공개하기 앞서 마무리 단장이 한창이었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옛 동대문운동장 터) 일대에 들어서는 DDP(총사업비 4840억원)는 연면적 86,574㎡, 지하 3층~지상 4층 규모다. 이곳은 알림터(4953.48㎡), 배움터(7928.49㎡), 살림터(8206.08㎡), 동대문역사문화공원(4110.60㎡), 디자인장터 등 5개 시설로 나뉘며, 각 시설에는 국제회의장, 디자인전시장·박물관 등 15개의 공간이 배치된다.
DDP의 비정형의 곡선을 강조한 외관은 영국의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삼우종합건축사무소의 공동작품으로, 이 같은 비정형 설계를 실물로 구현하는 것은 기존의 2D 도면 설계로는 불가능했다.
이를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다. 최근 BIM기법을 적용하는 사례는 늘고 있는 추세지만 대부분 건축물 외벽과 같은 일부분에 적용하는 것이 대다수다.
하지만 DDP는 초기 터파기 공정부터 인테리어, 설비, 조경부분까지 전 공정에서 BIM기법을 적용했다. DDP를 시공한 삼성물산 관계자는 "BIM기법 도입으로 제각기 다른 외장 패널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한치의 오차 없이 자동화 제작이 가능했다"면서 "설치 시공에 있어서도 다시 고칠 필요 없이 한번에 부탁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물결치듯 이어지는 곡선과 기둥이 보이지 않는 실내 구현을 위해 메가트러스와 스페이스 프레임(Space frame)이 적용됐다.
스페이스 프레임으로 장스팬과 곡면을 구현하면서 캔틸레버 구조의 스페이스 프레임을 지지하기 위해 교량 같은 큰 구조물에 들어가는 메가트러스를 사용하여 내부에 기둥이 없는 대형 공간이 탄생했다.
DDP 외관은 모양이 각기 다른 45,133장의 알루미늄 외장 패널로 마감됐다. DDP의 독특한 외관은 직선과 직각이 아닌 곡선과 곡면, 사선과 사면, 예각과 둔각 그리고 비대칭과 비정형의 건축미를 뿜어낸다.
여기에 1만4천여 장의 평판과 3만1천여 장의 곡면판이 각기 다른 크기와 곡률이 적용된 알루미늄 패널이 처음 시도되는 특수 공법과 첨단 설비와 만나 웅장함을 더했다.
DDP 외관 면적은 축구장(90m*120m) 크기의 3.1배, 행 항공모함 조지워싱턴(78m*330m)DML 1.3배에 달한다. 외장 패널의 재료는 두께 4mm의 알루미늄으로, 전체 면적 중 9,492㎡, 1차 곡면판 7,455㎡(9,554장), 2차 곡면판 16,281㎡(21,738장)로 구성됐다.
DDP의 경우 비정형 건물의 특성상 동일한 크기의 패널이 없기 때문에 각각의 패널을 따로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견뎌야 했다.
곡면의 부드러움은 노출콘크리트의 차가움과 만나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노출콘크리트는 거푸집을 떼어낸 콘크리트 표면에 별도의 마감을 하지 않고 콘크리트 구조체를 그대로 노출하기 때문에 거푸집 제작과 콘크리트 타설시 정밀한 작업과 품질관리가 요구된다는 게 현장 관리자의 말이다.
그는 또 "DDP에 사용한 노출콘크리트는 자유 곡선으로 이뤄진 비정형의 모양 때문에 최고 난이도의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3차원 비정형 노출콘크리트를 구현하기 위해 BIM을 활용하여 비정형 구조체의 단면을 300mm 간격으로 추출해 거푸집을 제작하는 Rib 합판 거푸집 공법을 적용했다.
비정형내부 기둥 거푸집 제작에는 외장패널 성형장비를 이용, 스테인레스 스틸(Stainless Steel)과 알루미늄을 함께 사용해 투박한 비정현 노출콘크리트를 매끈하게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DDP의 내부 역시 모든 면이 각기 다른 곡률과 형태이기 때문에 곡면 구현이 가능하고 내화성능이 우수한 친환경 마감재인 천연석고보드와 GRG보드(Glassfiber Reinforced Gymsum Board), 코튼흡음재, 인조대리석으로 시공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부 마감공사도 BIM기법을 도입했다"면서 "본공사 시공에 앞서 비정형 내부 마감 형상의 실물 크기 모형(Visual Mock-Up)을 수차례 제작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시공품질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독특한 외관으로 이 일대를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만큼 DDP 내 상업시설도 90%를 웃도는 임대율을 보이고 있다.
DDP 운영기관은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DDP 내 상업시설은 점포관리 차원에서 100% 임대운영 한다"며 "지층 15개 매장과 1층의 200여 개의 점포는 대부분 임대계약이 체결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지역차를 간과한 코엑스 수준의 높은 임대료 책정은 아쉽다. 현재 코엑스의 월평균 임대료 수준이라면 20평 점포 기준 보증금 1억에 월 800만원~1300만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하여 한 상가전문가는 "동대문운동장이 헐리기 전 1층 점포의 권리금은 최소 5억원에서 10억원선에 형성됐었다"며, "DDP의 경우 상권형성 전이라 권리금 자체가 없다보니 월임대료에 녹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DDP 자체가 경쟁력 있는 컨텐츠이기 때문에 상권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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