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줄이고 연금으로 노후 준비 서둘러야"
#서울 강남에 사는 의사 진모(33·여)씨. 올해로 의사가 된지 7년이다. 미혼으로 월수입은 약 890만원. 지금까지 5000만원 정도를 모았다. 이 돈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은행예금에 넣어두고 있다. 의사 생활 초기엔 소득이 또래의 직장인보다 많은 편이어서 돈을 쉽게 모을 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씀씀이가 커지고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재산이 좀처럼 늘지 않았다.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은 대부분 사업자여서 직장인과 달리 퇴직연금이나 퇴직금이 없다. 게다가 소비 성향도 높다. 노후 준비만큼은 각별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일찌감치 연금 상품에 가입하든가 해서 노후재원을 두둑이 확보해 놓아야 한다. 또 '몸이 곧 돈'인 직종이기 때문에 건강리스크에 대한 보장성 보험도 들어 두는 게 필요하다. 올해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낮아져 재산이 불어나면 세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절세 방안 마련에도 신경써야 한다.
진씨는 고소득 직종이지만 지금처럼 무계획적으로 생활하다보면 중장기 재무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저축 여력을 높여 재산 증식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겠다. 14일 삼성생명 강남VIP센터 어드바이저 사업부(SA) 임태석 팀장(34·사진)에게 진씨의 재무설계에 대해 들어봤다.
◆"소비관리, 지출할 때 신용카드 대신 현금으로"
진씨는 여행을 좋아하는 까닭에 지출이 많은 편이다. 월평균 600만원. 게다가 지출할 때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지출 통제를 위해선 무엇보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해서 생활비를 300만원으로 줄인 다음 여유자금을 체계적으로 저축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한다. 단기적으로는 적립식 펀드와 적금, 청약저축을 이용해 내 집 장만에 쓰면 되겠다.
◆"건강 리스크, 주계약 1억원짜리 종신보험으로 관리"
진씨는 보장성 보험을 들어놓지 않았다. 나이·직업·소득을 감안할 때 종신보험과 실손보험을 필히 가입해야 힌다. 종신보험 계약 시 주계약은 1억원 정도로 하고 특약으로 암·수술·특정질병·입원을 첨부하면 보험료는 15년 납입 기준 월 20만원 정도가 된다. 실손보험은 매년 특약을 갱신하는 손해보험사 상품이 좋다. 보험료는 월 8000원 수준이다.
◆"은퇴 준비, 최소 공무원연금 수준 이상으로 준비해야"
중장기적으로는 평소의 씀씀이를 고려할 때 은퇴예상시점인 60세부터 월 500만원 이상의 현금흐름을 발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만을 위해 과소비를 하는 것보다는 미래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연금재원을 충분히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연금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목돈이 조성되면서 이자소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1억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해두면 현금 자산이 복리로 불어나서 증가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빨라진다.
자산이 늘어날수록 절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1인당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진씨는 30대 후반이면 종합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되는 금융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진씨와 같은 개원의사는 일반 직장인이나 공무원처럼 퇴직금이나 연금에 대한 보장이 없다. 지금이라도 퇴직 후를 대비해 연금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달이 연금을 주는 연금보험상품에 월 100만원 정도 불입하면 좋겠다. 이만큼을 15년 낸다면 55세에 연금을 받기 시작한다고 가정할 때 공무원연금 수준의 현금 흐름이 창출된다.
한편 임태석 팀장은 "골드미스는 결코 영원하지 않다"며 "나이가 들어서 더 당당해 지기 위해 지금부터 아름다운 삶을 재무적으로 디자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e is…
VIP 재무설계를 담당하는 삼성생명 어드바이저 사업부(SA) 임태석 팀장은 사업승계, 부동산관련 세금 절세, 포트폴리오 진단, 은퇴위험도 분석 및 리모델링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300여명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