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탈모의 주요 원인이 유전적 요인 외에 음주와 흡연이 탈모를 촉진시킨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홍창권 교수는 지난 1년간 전국 6개 도시의 17곳 피부과 3114명(남 1883명, 여 1231명)의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적 요인과 식습관, 음주, 흡연, 수면시간, 질병 등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음주 혹은 흡연을 하는 남성 탈모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탈모의 정도가 더 심한 것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남성 탈모환자 중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는 환자는 25.4%인 반면에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하는 환자는 29.3%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하는 남성 탈모 환자들은 가장 높은 단계의 탈모 유형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여성 탈모환자의 경우 탈모와 흡연 및 음주는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
이번 연구는 '안드로겐 탈모증과 환경적 인자의 상관관계(An epidemiological study of androgenic alopecia in 3114 Korean patients)'라는 주제로 영국 피부임상학회지(Clinical and Experimental Dermatology) 1월호에 발표됐다.
이번에 조사된 3114명의 탈모 환자중 여성이 1231명인 반면에 남성은 1883명으로 약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탈모발생 평균 연령은 남성이 29.8세, 여성이 33.6세로 남성이 여성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64.1%, 여성은 49.4%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녀 모두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안드로겐탈모증이 더 심했고, 발병연령 또한 가족력이 있는 환자가 남성 28.8세, 여성 32.7세로 가족력이 없는 환자 남성 31.8세, 여성 34.3세보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창권 교수는 "안드로겐탈모증에 유전적 요인이 주요 역할을 하지만 흡연이나 음주 등의 생활습관이 탈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라며 "담배에 있는 성분 중 니코틴에 의해 혈관이 수축되어 모발에 혈액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고, 과도한 음주로 모근의 피지 분비가 늘어나 모발이 가늘어지고 약해질 수 있는데 이러한 영향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탈모증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이어 "안드로겐탈모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함께 과도한 음주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며 "가족력이 있을 경우 안드로겐탈모증이 더 빨리 발생하고 진행할 수 있으므로 탈모증상이 있을 때 조기에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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