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는 적대적 M&A(인수.합병)을 반대한다"
일동제약은 21일 최근 녹십자가 자사 지분을 늘리며 경영참여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비난하는 입장을 밝혔다.
일동제약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녹십자는 이번 지분 매입 전 일동제약과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며 "임시주총을 앞둔 시점에서 공시를 통해 경영 참여를 선언한 데 대한 의도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녹십자 측은 지난 16일 일동제약 주식을 장외에서 사들여 총 지분율을 15.35%에서 29.36%로 크게 늘렸다. 이에따라 녹십자는 일동제약 최대주주인 윤원영회장 측(지분율 34.16%)과의 지분율 격차를 5% 이내로 좁혔다.
뿐만 아니라 지분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 목적'에서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회사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변경해 사실상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녹십자는 당시 "상호협력을 강화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분 인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동제약은 이번 자료를 통해 "합의 없는 시너지는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녹십자는 시너지와 우호적인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신뢰와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게 일동제약 측의 주장이다. 일동제약은 "무리한 차입을 통해서까지 주식을 매집한 의도가 과연 우호적 협력을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적대적 MA& 시도가 최근 5년간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늘리며 글로벌 제약사를 준비해 온 일동제약의 소중한 자원을 불필요한 곳에 허비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저하될 수 밖에 없어 녹십자의'우호관계'라는 주장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포장이라고 말했다.
기업분할을 반대하는 녹십자의 태도도 비난했다. 이미 앞서 2000년대 초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기업 분할을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녹십자는 '적대적 M&A를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했다. 녹십자 측은 "적대적 M&A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고 제도적으로 봤을 때나 사회적 인식으로 봤을 때나 매우 어렵게 돼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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