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장현우(41)씨는 매일 같이 아내의 구박에 시달리고 있다. 연비와 성능 등 뭐하나 빠질 것 없다며 달래고 조르고 설득해서 구입한 폭스바겐 골프 차량 보험료가 작년 보다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연비로 절약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보험료로 모두 내야 한다는 아내의 잔소리가 오늘도 그를 괴롭게 만들고 있다.
새해 들어 외제차 보험료가 인상됐다. 반면 국산차는 3분의 1이 넘는 차종에서 보험료가 내려갔다.
20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차량모델등급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올해 1월 1일부터 보험료 기준이 조정됐다.
이에 따라 보험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자동차 등급이 현행 21개에서 26개로 늘어났다. 개발원은 낮은 등급(등급이 낮을수록 보험료 오름) 5개를 추가해 할증 최고 적용률을 기존 150%에서 200%로 높였다.
외제차의 경우 분류기준을 현재 제작사 17개, 세부차량모델 14개 등 총 31개에서 브랜드 19개, 세부차량모델 15개 등 총 34개로 세분화했다.
특히 외제차 34개 모델(또는 브랜드)가운데 32개의 등급이 떨어져 보험료가 상승 조정 됐다. 볼보, 크라이슬러, 포드, 인피니티, 푸조 전차종, 폭스바겐 티구안·골프 등은 기존 6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 조정돼 이들 자차보험료가 평균 33.3% 가량 올랐다.
골프 오너인 장씨도 등급 변경 전 자동차 보험료가 98만6400원이었지만 새해 들면서 128만470원 수준까지 30만원 가까이 늘었다.
그렇다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마일리지 특약이나 블랙박스 특약 등 각종 할인 혜택을 신청하고 오프라인 보험 대비 15% 가량 저렴한 다이렉트 보험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장씨가 삼성화재 애니카 다이렉트를 통해 다이렉트 보험 할인, 블랙박스 할인, 무사고 할인, 마일리지 후 할인을 받았더니 128만원이 넘던 보험료가 96만원으로 30만원 가까이 줄었다.
애니카 다이렉트 관계자는 "자기차량 손해 비용 증가로 자동차 보험료가 상향 조정된 차종이 많이 있다"며 "차 보험 갱신 이전에 각종 할인 혜택을 꼼꼼히 비교·분석해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의 경우 입소문이 나면서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30.6%를 돌파했다. 평균 점유율은 29.1%. 2001년 처음 도입됐을 당시 0.4%에 불과했던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시장 점유율은 2006년 11.3%, 2006년 21.9%를 거쳐 13년만에 30%대까지 치솟았다.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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