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류 전문몰 ‘제이치즈(www.j-cheese.com)’는 비교적 운이 좋았던 쇼핑몰이다. ‘제이치즈’는 오픈한 지 3개월 만에 메인 모델이자 대표의 친동생인 백재아(23) 씨가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얼짱’으로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비교적 쉽게 인지도를 확보했지만 5년째 탄탄하게 운영할 수 있었던 힘은 다른 데 있었다. 백재이(29) 대표는 유행이 급변하는 쇼핑몰 업계에서 버텨온 원동력을 명확한 콘셉트에 둔다. 이미 그는 창업 전 다른 쇼핑몰에서 웹디자인과 MD 경험을 쌓으며 콘셉트의 중요성을 경험했고,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강사로도 활동한 바 있는 검증된 CEO다.
“제이치즈의 콘셉트는 ‘옷 잘 입는 모범생’입니다. 특이하지만 무난한 스타일을 표방한다고나 할까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입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는 어머니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유행을 타거나 가격으로만 승부하려고 하면 일단 엄마들이 반품해요. 당연히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지요.”
제이치즈의 자랑은 재구매율, 즉 높은 고객 충성도에 있다. 80% 이상의 고객이 두 번 이상 제이치즈의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이다. 주력상품인 바지, 스커트는 뛰어난 품질이 입소문을 타며 단골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군으로 자리잡았다.
백 대표는 신상품 판매 전 직접 세탁까지 해 보고 색이 바래지 않는지,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지 확인 후 제품을 업로드 한다.
그녀는 꼼꼼한 테스트 때문에 다른 쇼핑몰에 비해 업데이트 속도가 느려지지만, 품질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 강조한다. 그는 “대부분 제품이 100% 국내 생산으로 결코 유명 브랜드 제품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품질에 대한 믿음이 높은 고객 충성도의 이유”라고 밝혔다.
동생의 방송 출연 경력은 지금까지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해외 팬이 늘었다. 자연히 해외 바이어들의 수입 요청이 이어졌고, 백 대표는 수출을 통해 제이치즈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다지고 있다.
“한류 열풍은 지나가는 흐름이 아니라 이미 대세가 됐어요. 개인적으로는 태국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태국,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등은 한류 바람이 매우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직접 운영에 대한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카페24의 해외몰 오픈도 적극 검토하고 있어요.”
<미니 인터뷰>
▲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기본적인 운영 노하우는 갖고 있었고, 동생의 적극적인 권유로 시작했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용돈벌이가 되지 않겠나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동생이 TV에 출연하면서 한 순간에 제이치즈가 유명해져 버렸다. 본업이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재미있다. 쇼핑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판매한 제품이 고객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 자매가 싱글 앨범도 냈던데.
동생은 피아노를, 나는 기타를 배우려고 수강생으로 한 음악 아카데미에 갔다가 권유를 받고 제이치즈의 이름을 따 내게 됐다. 쇼핑몰 홍보를 위한 목적은 아니었고, 그냥 음악이 좋았다. 제이치즈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기회가 된다면 꾸준히 하고 싶다.
▲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내가 했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 용돈벌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그렇게 시작했다가 고생 많이 했다(웃음). 쇼핑몰을 운영하고자 한다면 잘 팔릴 것 같은 옷보다는 내가 아는 옷, 내가 자신 있는 옷을 판매했으면 한다. 그래야 제품에 대한 정성이 들어가고 그것이 쇼핑몰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어떤 쇼핑몰이 되고 싶은가.
고객들이 찾아와 거리낌없이 수다를 떨고, 블로그에 패션 상담도 하는 편이다. 100% 다 답변해 드리지는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이름을 기억하는 단골 고객도 제법 된다. 그렇게 편안한 곳이 됐으면 좋겠다. 단골 고객들이 믿어 주는 만큼 신뢰를 주는 제이치즈가 되겠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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