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본격 출하되는 제주산 월동 채소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올 여름 큰 태풍 피해가 없어 생산량이 급증한 탓이다. 원전 공포에 따른 제주 수산물 수요 급감에 이어 채소 역시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됐다.
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제주산 양배추(8㎏) 현재 가격은 지난해 9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양배추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늘고 작황도 좋아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11만7000t에 육박하고 있다.
월동 무도 올해 생산량은 작년보다 2배나 늘어 가격은 지난해 이맘 때보다 53% 이상 폭락한 상태다. 지난해 가격 폭등세를 겪은 감자는 각 농가가 올해 재배면적을 40% 이상 늘리면서 현재 시세는 작년보다 30%나 감소했다.
당근과 콜라비, 브로콜리 등도 작년보다 가격이 40~70%가량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제주산 생물갈치가 냉동갈치보다도 싼 가격 역전현상이 일어나는 등 수산물 가격 하락이 심각한 상황에서 월동 채소마저 수요 부진의 늪에 빠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주도는 다른 지역보다 겨울철 기온이 높아 여러 월동 채소를 재배하지만 주요 생육시기인 8~9월에 태풍 피해가 없어 작년보다 생산량이 대폭 증가했다"며 "수산물에 이어 채소로 어려워진 제주 농가를 돕기 위해 판로 제공이나 소비촉진 행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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