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STX그룹 채권단은 4일 강덕수 STX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STX는 이날 추성엽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함에 따라 강덕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중공업이 불필요한 프로젝트에 보증을 서는 바람에 채권단이 STX중공업에 550억원 수준의 신규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주 책임자는 이찬우 전 STX중공업 대표이지만 강 회장이 실질적으로 의사 결정했는지를 검찰 수사로 밝혀내야 하기 때문에 두 사람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STX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건설은 지난 2009년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와 관련해 시공사로 참여했다. 이후 2010년 1월 사업비 충당을 위해 군인공제회로부터 브릿지론 1000억원을 차입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금융위기에 따른 재정 압박과 일본의 정치·경제적 불안을 이유로 미군기지 이전계획을 무기한 연기했으며 STX건설은 만기가 도래하자 군인공제회의 요구에 따라 STX건설이 보증채무자로서 대출금의 일부인 300억원을 상환하는 한편 STX중공업의 추가 연대를 제공해 만기를 연장했다.
STX중공업은 지난 7월 원금 150억원과 이자 36억원을 갚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앞으로 잔여 대출금 550억원을 올해 말까지 군인공제회에 갚아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미군기지 이전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군인공제회 차입금을 제대로 사용했는지에 대해 STX는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등 거래에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으며 STX 관계자는 "강 회장은 당시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아 의사결정 과정에서 빠져 있었다"며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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