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전화 사업이 1년 새 이렇게 부진해질지 몰랐습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롤리팝, 쿠키폰을 앞세워 세계 2위인 삼성전자를 맹추격하지 않았습니까." LG전자 휴대전화 사업을 두고 회사 내부와 시장에서 나오는 안타까운 탄식들이다.
이 회사 휴대전화 사업은 2007년부터 상승가도에 올라 작년에는 모토롤라와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글로벌 톱3에 진입하는 영광을 누렸다. LG전자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좋은 실적을 내는 데 톡톡히 공을 세웠던 게 휴대전화다.
하지만 불과 1년 새 달라졌다. 휴대전화 부진에서 비롯된 실적 악화는 회사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최고경영자(CEO)인 남용 부회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음달 1일부로 자진 사퇴하기로 했으며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경영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LG그룹에서는 드물게 연말 인사 전에 CEO가 전격 교체되는 상황이 LG전자에서 벌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CEO까지 바꾸게 만든 휴대전화 사업 부진의 원인은 뭘까. 지난 연말부터 국내외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서 `실기(失機)`했던 데서 휴대전화 사업의 위기가 시작됐다는 지적이 많다.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로 톡톡히 재미를 보던 LG전자가 왜 스마트폰 대응에는 실기를 했을까. 실기의 이유에 대해서는 △차별화를 고집하다 제품 출시가 지연된 점 △디자인 리더십과 쿼티폰에 대한 집착 △LG전자가 기대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 개발 지연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 차별화에 대한 고집
= 지난해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스마트폰` 바람이 일었다. 당시 한국 업체들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을 너무 안일하게 판단해 대응이 늦었다. 하지만 그 후 상황은 달라진다. 삼성전자가 올여름부터 `갤럭시` 시리즈를 갖고 빠르게 스마트폰 시장에 적응해 가고 있는 데 비해 LG전자는 아직 확실히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이에 대해 LG전자가 차별화를 고집하다 실기했다는 지적이 있다.
LG 관계자는 "애초 올 6~8월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갤럭시S에 대항할 만한 카드가 있었으나 아이폰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사장됐다"며 "차별화를 고집하다 시기를 놓쳤다"고 자성했다.
지난 2ㆍ3분기에 삼성전자는 물론 애플ㆍ블랙베리ㆍHTC 등이 앞다퉈 신제품을 쏟아내며 스마트폰 전쟁을 벌였으나 LG전자는 큰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LG전자는 한국에서 옵티머스QㆍZ를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해 아쉬움을 더했다. 다음달 나오는 `옵티머스 원`이 글로벌 전략폰으로는 처음이다. 결국 `아이폰과 다른 스마트폰`을 선보여야 한다는 고집이 2ㆍ3분기 세계적으로 폭발한 수요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는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 디자인 리더십과 쿼티폰 집착
= LG의 내외부에서는 디자인 리더십을 실기의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LG 관계자는 "디자인 리더십에 취해 제때 (스마트폰의 흐름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자체 분석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휴대전화 디자인에서만큼은 세계를 선도해 왔다. 2005년 초콜릿폰, 2007년 프라다폰을 내놔 전 세계에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하지만 LG전자의 이런 `디자인 자존심`은 `기능`과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가 우선시되는 스마트폰 시대 초기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이 다소 투박하더라도 풍부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해주는 것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과거 `쿼티(QWERTY)폰`을 성공시켜 이에 집착했던 것도 스마트폰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데 장애물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LG전자는 이런 쿼티폰 효과를 믿고 스마트폰도 `쿼티` 형태로 만드는 데 개발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블랙베리 등에 밀려 LG전자의 쿼티 스마트폰은 큰 재미를 못 봤다.
◆ 윈도폰 개발 지연
= LG전자가 윈도폰에 보낸 `사랑`도 스마트폰 시장에 빠르게 대처하는 데 방해가 됐다는 해석이 있다. LG전자는 MS소프트웨어 기반의 연구원들을 활용해 MS의 윈도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MS에서 윈도폰 개발이 지연돼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도 늦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MS가 윈도폰을 조금 더 빨리 내놓았거나 LG전자가 안드로이드나 심비안 등 다른 플랫폼에 투자해 일찍 연구했다면 LG전자 스마트폰의 위상은 지금과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김규식 기자 / 손재권 기자]
이 회사 휴대전화 사업은 2007년부터 상승가도에 올라 작년에는 모토롤라와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글로벌 톱3에 진입하는 영광을 누렸다. LG전자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좋은 실적을 내는 데 톡톡히 공을 세웠던 게 휴대전화다.
하지만 불과 1년 새 달라졌다. 휴대전화 부진에서 비롯된 실적 악화는 회사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최고경영자(CEO)인 남용 부회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음달 1일부로 자진 사퇴하기로 했으며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경영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LG그룹에서는 드물게 연말 인사 전에 CEO가 전격 교체되는 상황이 LG전자에서 벌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CEO까지 바꾸게 만든 휴대전화 사업 부진의 원인은 뭘까. 지난 연말부터 국내외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서 `실기(失機)`했던 데서 휴대전화 사업의 위기가 시작됐다는 지적이 많다.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로 톡톡히 재미를 보던 LG전자가 왜 스마트폰 대응에는 실기를 했을까. 실기의 이유에 대해서는 △차별화를 고집하다 제품 출시가 지연된 점 △디자인 리더십과 쿼티폰에 대한 집착 △LG전자가 기대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 개발 지연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 차별화에 대한 고집
= 지난해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스마트폰` 바람이 일었다. 당시 한국 업체들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을 너무 안일하게 판단해 대응이 늦었다. 하지만 그 후 상황은 달라진다. 삼성전자가 올여름부터 `갤럭시` 시리즈를 갖고 빠르게 스마트폰 시장에 적응해 가고 있는 데 비해 LG전자는 아직 확실히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이에 대해 LG전자가 차별화를 고집하다 실기했다는 지적이 있다.
LG 관계자는 "애초 올 6~8월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갤럭시S에 대항할 만한 카드가 있었으나 아이폰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사장됐다"며 "차별화를 고집하다 시기를 놓쳤다"고 자성했다.
지난 2ㆍ3분기에 삼성전자는 물론 애플ㆍ블랙베리ㆍHTC 등이 앞다퉈 신제품을 쏟아내며 스마트폰 전쟁을 벌였으나 LG전자는 큰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LG전자는 한국에서 옵티머스QㆍZ를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해 아쉬움을 더했다. 다음달 나오는 `옵티머스 원`이 글로벌 전략폰으로는 처음이다. 결국 `아이폰과 다른 스마트폰`을 선보여야 한다는 고집이 2ㆍ3분기 세계적으로 폭발한 수요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는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 디자인 리더십과 쿼티폰 집착
= LG의 내외부에서는 디자인 리더십을 실기의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LG 관계자는 "디자인 리더십에 취해 제때 (스마트폰의 흐름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자체 분석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휴대전화 디자인에서만큼은 세계를 선도해 왔다. 2005년 초콜릿폰, 2007년 프라다폰을 내놔 전 세계에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하지만 LG전자의 이런 `디자인 자존심`은 `기능`과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가 우선시되는 스마트폰 시대 초기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이 다소 투박하더라도 풍부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해주는 것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과거 `쿼티(QWERTY)폰`을 성공시켜 이에 집착했던 것도 스마트폰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데 장애물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LG전자는 이런 쿼티폰 효과를 믿고 스마트폰도 `쿼티` 형태로 만드는 데 개발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블랙베리 등에 밀려 LG전자의 쿼티 스마트폰은 큰 재미를 못 봤다.
◆ 윈도폰 개발 지연
= LG전자가 윈도폰에 보낸 `사랑`도 스마트폰 시장에 빠르게 대처하는 데 방해가 됐다는 해석이 있다. LG전자는 MS소프트웨어 기반의 연구원들을 활용해 MS의 윈도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MS에서 윈도폰 개발이 지연돼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도 늦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MS가 윈도폰을 조금 더 빨리 내놓았거나 LG전자가 안드로이드나 심비안 등 다른 플랫폼에 투자해 일찍 연구했다면 LG전자 스마트폰의 위상은 지금과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김규식 기자 /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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