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이 평생의 신조로 삼았고, 다산 정약용도 마음공부에서 인간의 기본자세로 중요하게 여겼던 그것. 백범 김구와 도산 안창호 또한 수신의 좌우명으로 삼은 것은 '신독'으로 유학에서 개인 수양의 최고 단계로 꼽습니다.
책은 2000년 고전 속에 담긴 신독의 지혜를 배우고, 우리가 그것을 인생의 내공으로 삼아 전진하도록 돕는데, 저자는 정약용의 예를 들며 "다산은 험난한 18년간의 귀양살이 내내 신독의 시간을 지켰다. 그리고 500여 권에 달하는 '여유당전서'를 완성해 냈다"고 말합니다. 수백 권의 저작을 집필할 수 있었던 힘이 바로 신독이라는 것입니다.
신독은 '홀로 있을 때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더욱 삼가다'라는 뜻인데 대학과 중용, 시경 등 수많은 고전에서 혼자 있는 시간의 가치를 짚은 신독을 다루고 있습니다.
'혼자 됨의 시간'을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고통의 시간으로 삼을지, 인생을 바꿀 기회로 삼을지는 자신에게 달렸다"며 "혼자됨의 시간이, 삶을 바꾸는 인생 역전의 시간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즉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며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는지가 한 사람을 완성하는 핵심이라고 전합니다.
저자는 '논어', '도덕경', '맹자', '대학' 등 20여 개의 동양고전 속에서 명문장 70개를 엄선해, 흥미로운 고사와 현대적인 사례들과 함께 풀어냅니다. 혼자됨의 시간이 내 삶을 바꾸는 인생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바쁜 일상에 휩쓸려 나를 잃어가는 느낌이 드는 독자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초의 여성, 최초의 흑인, 최초의 아시아(인도)계 미국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메이카 출신의 아버지는 저명한 경제학자, 인도 출신의 어머니는 유방암 연구자로 유명한데 그녀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외적인 것을 넘어 진짜 해리스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자라면서 정의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으며, 로스쿨 졸업 후 지방검사실 부검사 시절부터 미국 법 집행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인물로 주목받았습니다. 거대은행들이 노동자들에게 대규모 압류를 예고했을 때도 합의를 끌어내는 등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내는 대변인으로 이름을 알렸고 검사 시절부터 '범죄에 현명하게 대응한다는 것은 공동체를 발전시킬 진실들을 배우고, 그런 진실을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에서 공동의 투쟁, 공동의 목적, 그리고 공동의 가치를 강조하는데 어쩌면 대세로 굳어진 트럼프를 꺾을지도 모르는 카멀라 해리스.
그녀와 그녀에게 영감을 준 이들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와 통찰을 토대로 우리가 맞서야 하는 도전들과 격변하는 시기의 문제 해결 능력,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리더십에 관해 이야기와 공동의 가치라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유전자 문화 공진화론을 설명한 책으로 미국 생물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유전자의 영향으로 각 개인의 심리와 행동에 표현형(특징이나 성격)이 드러나고, 다시 문화적 차이에 의해 선택압이 작용한다고 합니다.
이 책은 진화론을 연구하는 데 있어 커다란 흐름 가운데 하나인 유전자-문화 공진화론을 대표하는 고전이자 '이기적 유전자'와 더불어 과학계에 영향을 미친 주요 저서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정보를 유전자에 담아서 전달하듯이, 문화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지 세계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동시대 사람들과 후손들에게 전달한다고 주장합니다.
유전자가 정말 이기적인지 아닌지는 일단 젖혀두더라도 우리 신체나 그 행동, 정신 형성 등에 유전자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엄연한 과학적 사실인데 논쟁은 문화 역시 그렇다는 것이다.
유전자의 영향을 받아 나타난 '확장된 표현형'인지, 문화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다툼으로 '유전자는 혼자 진화하지 않는다'는 문화와 유전자와 관계, 진화에서 문화의 역할과 영향을 명쾌하게 풀어갑니다.
오늘날 출산율이 떨어지는 현상도 문화적 진화의 흐름과 같이 연계해서 살피는데 책에서는 기존의 사고 틀에서 벗어나 폭넓게 세상을 재시각화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계속 펼쳐집니다.
"동생이…행방불명이에요"
사건은 어느 날 낯선 여자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됩니다. 여자는 주인공이 10년 넘게 얼굴 한번 보지 않고 지내 온 이부 동생과 갓 결혼한 사이라며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러고는 한 술 더 떠 그 동생이 실종되었다면서 동생의 행방을 함께 찾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데.
일본 추리 소설계의 귀재로 누적 판매 2억 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는 숨은 걸작 '위험한 비너스'의 개정판입니다.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싼 친족간의 갈등과 이 전 재산을 물려받을 당사자의 실종이라는, 추리 소설로서 다소 평범해 보이는 소재지만 작가의 는 이공계 출신 이력을 충분히 발휘해 전형적인 스토리에 뇌 의학이라는 신선한 재밋거리를 녹여냅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임에도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거듭하여 독자로 하여금 그야말로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하는데 스토리가 어렵게 느껴질 즈음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반전의 대단원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독보적인 상상력과 작가적 역량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빈곤과 가난, 극단적 불평등에 놓여 있는 누군가의 불행이나 실패의 원인이 자신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거나 직장에서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으리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엔 '인간개발보고서' 통계자문위원, 유럽 그린 뉴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진 경제인류학자 제이슨 히켈은 신간 '격차'에서 그 원인의 상류를 지목합니다.
책 '격차'는 제국주의부터 신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진화해 온 빈곤과 불평등의 역사를 살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부패와 반민주주의 사례로 우리는 더 큰 진실을 볼 수 있다"며 "탈 성장의 해법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향상하면서도 더 정의로운 사회적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빈곤과 불평등을 이해하려면 역사와 통계가 필요한데 왜 애초에 가난한 나라들은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었을까. 그 이유는 귀금속을 약탈당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식민주의자들이 지역 산업을 강제로 파괴해서 사람들이 서구에서 수출하는 물품을 소비할 수밖에 없게 하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WTO, 세계은행(IMF) 등의 등장도 이런 계산이 깔려있는데 기후 위기 역시 자본주의의 무한 성장 논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강조합니다.
서구권의 역사적 자본주의 시스템을 파고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부채 탕감, 보편 기본소득, 글로벌 최저임금, 기후행동 등을 통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제 체제를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이 부상하면서 엔비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 됐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엔비디아의 성장세는 폭발적이었는데 5년 전만 해도 시총 20위 안에도 못 들던 기업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이 됐습니다.
책은 실리콘밸리 특파원의 생생한 취재를 바탕으로 그래픽 카드를 만들던 작은 회사에서 AI 시대를 지배하는 '칩의 제왕'으로 거듭나기까지 엔비디아라는 기업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자세하게 살펴봅니다. 데이터센터 비즈니스를 넘어 이들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산업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앞으로 계속 커지게 될 '칩 워(Chip War)'의 양상과 관련해 엔비디아의 미래 전략은 어떠한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CEO 젠슨 황의 창업 스토리부터 시작해 이들이 현재 AI 산업에서 어떤 영향력을 가졌는지, 독점에 가까운 시장 지배를 가능하게 한 이들만의 경제적 해자는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궁금한 '과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엔비디아의 시대가 이어질까?'에 대한 답을 그들이 산업을 변화시킨 방식, 컴퓨팅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방식을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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