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건축 1세대인 김종성 건축가가 거장 미스 반데어로에의 건축 사무소에서 일하다 귀국해 건축한 서울 힐튼 호텔은 한국 건축의 빛나는 유산이었다.”
1983년 완공한 서울 힐튼 호텔은 우리 힘으로 지은 최초의 호텔이었다. 김종성이 처음부터 세운 목표는 하나였다. 100년 후에도 질리지 않을 클래식. 그런 의지로 수명이 긴 재료, 세월의 흔적이 오히려 깊이감을 만드는 재료를 선택했다. 브론즈, 트래버틴, 녹색 대리석, 오크 패널. 이 네 재료를 같은 공간에 사용해 우아함과 풍요로움을 더했다.
김종성은 무엇보다도 이 건축물은 1970년대 한국 건축물의 이정표였음을 거듭해 강조한다. 그는 건축 문화도 보존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도시, 서울을 꿈꾼다. “아름다운 건물들이 하나둘 사라지면 이 도시는 세계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 점점 가진 게 없는, 문화적으로 가난한 도시가 되는 거예요.”(김종성)
작가 자신을 지난한 슬럼프에서 구원한 치유의 소설집이자, 그의 스타일이 순도 높게 담긴 ‘하루키 단편 문학의 지향점’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TV피플’, ‘잠’ 등 6편의 짧은 소설을 모은 선집이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1990년 분게이슌주에서 펴낸 단행본 ‘TV피플’을 저본으로 삼되, 각 단편들은 최종적으로 수정된 최신 판본들을 번역해 실었다.
하루키 마니아들이라면 반길 이야기가 많다. 소설 속 ‘가노 크레타’의 주인공 자매는 이후 장편 『태엽 감는 새』에서 또 한 번 소환했다. 평소 책을 출간한 뒤 다시 잘 들춰보지 않는다던 작가지만 ‘우리 시대의 포크로어-고도 자본주의의 전사’는 십 년도 더 훌쩍 지나서 애정을 담아 대폭 개고 작업을 거치기도 했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0호(24.7.30) 기사입니다]
서울의 건축 유산, 힐튼 호텔의 마지막 일기
이 책은 김종성을 비롯해 2022년 12월 영업을 종료한 서울 힐튼 호텔에서 마지막으로 근무한 사람까지 만나 이 호텔의 흥망성쇠를 오롯이 기록한 책이다. 김종성 건축가를 틈날 때마다 인터뷰하고 책을 함께 엮은 정성갑 작가는 “경제 재건과 구도심 부흥이라는 시대적 사명까지 끼어든 호텔 이야기는 때로 정치 야사처럼 박진감이 넘쳤다. 힐튼은 두 개의 큰 꿈이 만나 완성한 역사적 걸작이었다”라고 평가한다.1983년 완공한 서울 힐튼 호텔은 우리 힘으로 지은 최초의 호텔이었다. 김종성이 처음부터 세운 목표는 하나였다. 100년 후에도 질리지 않을 클래식. 그런 의지로 수명이 긴 재료, 세월의 흔적이 오히려 깊이감을 만드는 재료를 선택했다. 브론즈, 트래버틴, 녹색 대리석, 오크 패널. 이 네 재료를 같은 공간에 사용해 우아함과 풍요로움을 더했다.
김종성은 무엇보다도 이 건축물은 1970년대 한국 건축물의 이정표였음을 거듭해 강조한다. 그는 건축 문화도 보존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도시, 서울을 꿈꾼다. “아름다운 건물들이 하나둘 사라지면 이 도시는 세계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 점점 가진 게 없는, 문화적으로 가난한 도시가 되는 거예요.”(김종성)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사랑한 단편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홍은주 옮김 / 비채 펴냄
무라카미 하루키의 ‘TV피플’을 향한 애착은 남다르다. ‘TV피플’과 ‘잠’은 자신의 최고 단편으로, 단 한 권의 베스트 단편선을 기획한다면 이 둘은 반드시 수록될 작품이라고 뽑기도 했다. 어느 날 집으로 정체불명의 TV가 배달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표제작 ‘TV피플’은, 마흔 살 무렵의 무카라미 하루키가 그린 어둡고 단단하고 고요한 세계를 명징하게 드러내는 단편소설이다.작가 자신을 지난한 슬럼프에서 구원한 치유의 소설집이자, 그의 스타일이 순도 높게 담긴 ‘하루키 단편 문학의 지향점’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TV피플’, ‘잠’ 등 6편의 짧은 소설을 모은 선집이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1990년 분게이슌주에서 펴낸 단행본 ‘TV피플’을 저본으로 삼되, 각 단편들은 최종적으로 수정된 최신 판본들을 번역해 실었다.
하루키 마니아들이라면 반길 이야기가 많다. 소설 속 ‘가노 크레타’의 주인공 자매는 이후 장편 『태엽 감는 새』에서 또 한 번 소환했다. 평소 책을 출간한 뒤 다시 잘 들춰보지 않는다던 작가지만 ‘우리 시대의 포크로어-고도 자본주의의 전사’는 십 년도 더 훌쩍 지나서 애정을 담아 대폭 개고 작업을 거치기도 했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0호(24.7.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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