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첫 변론' 개봉…후원금 2억 이상 모였다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 예고편에 측근 인터뷰 삽입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 예고편에 측근 인터뷰 삽입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이 오는 7월 개봉할 예정입니다.
박원순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지난 2일 '첫 변론' 포스터를 공개하고 이 같이 밝혔습니다. 포스터에는 "세상을 변호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습니다.
이 영화는 오는 내일(10일) 개봉하는 다큐 '문재인입니다', '그대가 조국'(2022) 등과 같이 후원금을 보태 제작비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까지 4천여 명이 2억 원이 넘는 후원금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큐 내용은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부터 사망까지 다룬 책 '비극의 탄생'을 토대로 했습니다.
박 전 시장 재임시절 서울시장실에서 근무한 전‧현직 공무원들의 증언을 담아 낸 책으로, 2021년 출간 이후 박 전 시장을 옹호 내용으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지만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습니다.
성추행 의혹 피해자 측 주장을 반박하는 책의 논조는 다큐에서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유튜브 채널은 "진실을 바라는 시민의 마음이 모였을 때, '2차 가해'라는 이름으로 강요되는 침묵을 이길 수 있다"는 글귀를 내걸고 지난달 7일 1차 예고편을 공개했는데, 영상에는 박 전 시장의 측근이 나와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사진 =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유튜브 채널 영상
특히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피해자 측의 반복적 성추행 피해 언급에 대해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며 "(피해자는) 오히려 비서실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비극의 탄생'을 쓴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는 "당사자(박원순)가 이미 사망해서 더 이상 반론을 펴지 못하는 상황에 (범죄자라고) 마음대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며 다큐 개봉 이후 2차 가해 논란은 또 불거질 전망입니다.
지난 2020년 7월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혁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 사진 = 매일경제
한편,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다큐에 대해 "다큐를 통해 왜곡된 내용이 전파된다면 이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시장 다큐를 만든다면 박 전 시장의 무책임한 행동과 잘못, (성희롱이 맞는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도 제대로 조명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이 사건이 벌써 2020년에 있었던 일이고, 인권위 결정뿐만 아니라 인권위 결정에 대해 다시 판단을 구하는 유족 소송에서도 행정법원 1심 재판부가 명확하게 사실관계를 밝혔다"면서 "그런데도 박 전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끝도 없이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다큐멘터리가 제작 중에 있어 아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추측건대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이 만들었기 때문에 인권위 결정 등을 제대로 조명하지 않고 왜곡하는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제 공동체나 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의 지지자들을 향해 "사이비 종교를 봐라. 객관적 사실과 믿음 사이에 얼마나 괴리가 있는가. 이건 종교 수준"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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