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방송된 tvN 토일 드라마 '슈룹' 3회에 성소수자 자녀를 품은 ‘포용의 우산’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중전 임화령(김혜수 분)은 앞서 2회 방송에서 넷째 아들 계성대군(유선호 분)이 남몰래 드나드는 비밀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중전은 밀실의 문 틈새로 계성대군이 여장을 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북받치는 눈물을 참지 못해 자신의 비밀 공간을 찾아 오열했고, 이 사실이 궁중의 ‘적’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아들의 목숨이 위험해져 더욱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3회에서 중전은 계성대군의 비밀을 눈치챈 대비(김해숙 분)가 국왕(최원영 분)에게 이를 폭로하려고 나서자, 계성대군의 밀실을 불태웠습니다. 하지만 중전은 밀실을 없앤 대신, 계성대군이 자신의 ‘진짜 모습’도 지킬 수 있도록 계성대군이 여장을 한 모습을 초상화로 간직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드라마는 두 사람이 화해하고 나서 함께 우산을 쓰고 궁으로 향하는 모습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슈룹'은 계성대군이 남자인데 여장을 하는 크로스드레싱(cross-dressing) 행위까지만 묘사하지만, 계성대군이 여장한 상태를 “진짜 모습”이라고 언급하는 것을 보면 젠더디스포리아(성별 위화감)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슈룹'의 궁궐은 “남들과 다른 걸 품고 사는 사람”이 살아남기 어려운 곳으로 묘사됐습니다.
드라마에서 성소수자 캐릭터나 모성애는 단순하게 그려질 가능성이 높은 소재이지만, '슈룹'은 중전의 모성애가 성소수자 자녀를 포용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줬습니다. 중전 역할을 맡은 김혜수의 절절한 연기가 빛났던 것입니다. 슈룹' 3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7%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현재 한국 사회도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도가 낮습니다. 지난 1월 '다움'(다양성을 향한 지속 가능한 움직임)이 실시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2021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소수자가 살아가기에 한국사회가 '(매우·다소) 좋지 않다'는 답변은 97.1%였습니다.
또한 청소년 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이 2015~2020년 상담·지원 사례 2055건을 분석한 결과, 상담을 요청한 청소년의 32.1%(660건)는 가족 내 갈등과 학대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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