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세만 1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올해 출판계의 최대어 이민진 작가(54)의 소설 '파친코' 판권이 출판사 인플루엔셜로 넘어갔다.
3일 출판계에 따르면 '파친코'의 판권을 밀리언셀러 '미움받을 용기'와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등을 펴내온 출판사 인플루엔셜이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친코'는 2018년 출간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다 올해 들어서는 윤여정·김민하·이민호 배우 등이 출연하는 애플TV+의 드라마 방영으로 국내 주요서점 베스트셀러 1위를 석권하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소설이다. 국내 판매고는 30만부가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4월 말 종영된 드라마는 2부 제작이 확정되어 올해 '밀리언셀러' 등극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13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은 '파친코' 1·2권의 판매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파친코' 초판을 출간한 문학사상사와 판권 계약 연장이 불발되면서, 판매가 중단된 것이다. 이후 4월 말까지 국내 10여 개 주요 문학 출판사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판권 경쟁을 벌였다.
'파친코'의 새로운 계약조건은 판권 기간 4년, 판매량 보고 간격은 3개월로 하고, 최소 선인세 20만 달러(약 2억5000만 원)를 포함해 인세 8% 지급하는 조건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출판사가 판권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국내 해외문학의 선인세 기록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가 선인세 20억~30억원대로 알려진 바 있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10억원대로 알려져있다. 미국 시장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오른 한국계 작가인데다, 드라마 방영의 파괴력까지 더해지면 '파친코'의 선인세도 10억원 이상으로 계약됐을 것이라는 게 출판계의 추측이다.
인플루엔셜은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와 함께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2008년)의 판권 계약까지 함께 가져가는 조건으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의 관심은 재출간 시기다. 판매 중단 이후 알라진 중고서점에서 '파친코' 1, 2권 합본 세트가 1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으로 뛰어오른 상황이다. 빠른 출간이 책의 인기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됐다.
통상 번역 소설의 판권이 다른 출판사로 넘어가면 새로운 번역으로 재출간까지 3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플루엔셜 관계자는 "이번 주중에는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판권 계약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면서 "이민진 작가는 기존 출간본 번역을 그대로 사용해 가능한 한 빨리 책을 내고 싶어했으나, 기존 문학사상과의 계약 내용 등의 문제로 번역을 새로 하게 될 것이다. 출간까지는 2~3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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