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날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이 마침내 1천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어제(11일)까지 905만6천694 명을 동원한 '신과함께2'는 오늘(12일) 또는 모레(13일) 중 누적 관객 1천만 명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1·2편 '쌍천만 영화'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지난 1일 개봉한 이 영화는 첫날부터 124만6천692명을 불러들이며 개봉일 최다관객 동원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기존 기록은 지난 6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세운 118만2천374명이었습니다.
영화는 개봉 후 5일 연속 100만 관객 동원이라는 신기록도 작성했습니다. 특히 개봉 첫 주말인 4일에는 146만6천416명을 불러모아 영화 사상 하루 최다관객 동원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어 200만부터 800만까지 역대 최단 기간 돌파 기록을 경신했고, 900만 고지는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있는 '명량'과 타이기록을 이루며 돌파했습니다.
이제 영화계의 관심은 개봉 12일차에 불과한 '신과함께2'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 초반보다 기세 꺾였지만 장기집권 가능성도 열려있어
'신과함께2'가 1천만 관객을 돌파할 경우 우리나라의 천만 영화는 총 22편으로 늘어납니다.
역대 박스오피스의 가장 높은 곳에 1천761만3천682명을 동원한 '명량'이 자리 잡고 있고, '신과함께2'의 바로 위에는 누적 관객 1천27만5천484명을 기록한 '인터스텔라'가 존재합니다.
영화계 전문가들은 개봉 2주차에 불과한 만큼 '신과함께2'가 역대 박스오피스 상단에 진입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점치면서도 개봉 초반처럼 급격하게 관객 수를 늘리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재근 영화평론가는 "1천만을 간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볼 사람은 거의 봤다는 이야기"라며 "초반의 엄청난 기세와 비교하면 1천만 이후부터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신과함께2'는 개봉 2주차에 접어들면서 평일 평균 관객수가 44만4천526명으로 감소했으며, 개봉 2주차 토요일인 11일 관객 수도 64만여 명에 그쳤습니다.
반면,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 '명량'의 경우 개봉 첫날 관객 수는 68만2천701명으로 '신과함께2'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으나, 개봉 2주차 평일 관객은 78만992명에 달했습니다.
아울러 2주차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각각 110만1천89명과 103만2천388명을 불러들이며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하재근 평론가는 "'명량'은 애국심 코드가 있었고, '신과함께1'은 신파가 관객 동원력을 발휘했지만 '신과함께2'는 순수 오락영화"라며 "순수 오락영화가 '명량'의 기록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신과함께2'가 뒷심을 발휘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작', '목격자', '맘마미아!2' 등 신작들의 흥행성적이 중요한 변수라는 것입니다.
8일 개봉한 '공작', '맘마미아!2'가 전날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점령하지 못한 것은 '신과함께2'의 장기집권 가능성을 의미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특별한 경쟁작이 눈에 띄지 않는다. '공작'이 대항마로 꼽혔는데 '신과함께2'와는 타깃층이 다르다"며 "9월 이후 추석 시즌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신과함께2'의 흥행이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쉬운 이야기와 첨단시각효과의 결합…가족 관객에게 주효
'신과함께2'의 성공은 한국적 정서를 담은 쉬운 이야기와 첨단 시각 효과의 결합, 전편의 후광효과, 스토리텔링에 능한 배우와 폭염 특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과함께2'는 모성애와 부성애, 가족 간의 갈등과 용서, 인과응보와 권선징악 등을 내세워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어찌 보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부터 듣던 이야기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영화관을 찾기에는 이만한 소재가 없다는 평입니다.
실제로 CGV리서치센터가 CGV 관람객을 상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신과함께2' 관객 중 '3인 이상 관객' 비율이 무려 41.9%에 달했습니다. '3인 이상 관객'은 통상 가족 관람객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영화계에는 '착한 영화는 성공 못 한다'는 통설도 존재합니다. 착하고 뻔한 이야기로는 관객을 홀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과함께2'는 첨단시각효과를 동원해 뻔한 옛이야기에 매력 포인트를 심었습니다.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처스의 원동연 대표는 "뻔한 이야기지만 하이엔드 테크놀로지에 실어 전달했다"며 "다 아는 이야기라도 신선한 화면을 접하다 보니 관객이 새로운 체험을 한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아울러 1천441만931명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전작 '신과함께-죄와 벌'의 후광 역시 초반 기세에 힘을 더했습니다.
극장가에는 개봉 전부터 '전작 관객의 70%만 다시 찾아도 1천만'이라는 낙관적인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전작의 후광효과는 데이터로도 입증됩니다. 제작사에 따르면 '신과함께2'는 개봉 6주 전부터 이미 전편의 개봉 전 인지도를 앞질렀다고 합니다.
마동석과 하정우라는 이야기꾼의 힘을 빌려 뻔한 이야기에 감칠맛을 더했다는 평도 나옵니다.
강유정 평론가는 "영화 자체는 설명이 길어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마동석과 하정우가 스토리텔러로 등장해 개인적인 매력으로 완충효과를 일으킨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외적으로는 기록적인 폭염이 흥행을 도왔다는 분석에 힘이 실립니다. 개봉과 함께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원한 영화관으로 관객이 몰렸다는 것입니다.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재난 수준의 폭염에 피서간다는 생각으로 극장을 찾은 관객이 많은 듯하다"며 "개봉 초기의 기록적인 흥행은 콘텐츠 자체의 힘과 폭염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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