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달이 점점 없어졌어요. 개기월식 신기해!"
오늘(28일) 새벽, 밤하늘을 밝히던 달이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며 점점 빛을 잃어가자 많은 이가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구름에 가려 제대로 관측할 수 없었으나, 전국 곳곳에서 맨눈으로도 월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전시민천문대에는 평소 쉽게 만날 수 없는 우주쇼를 감상하려는 시민들이 발걸음 했습니다.
딸과 함께 월식을 봤다는 최인영(44)씨는 "실은 나도 (월식을) 처음 본다"며 "아이와 한동안 얘기할 수 있는 경험일 것 같아 카메라로 촬영도 열심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에 사는 배모(39)씨는 "더워서 잠에서 깨 스마트폰을 만지다 실시간 검색 순위에 개기월식이 있기에 창문을 열었다"며 "구름에 가리면서 오래 볼 순 없었지만, 경이롭다는 느낌은 충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립과천과학관과 서울 노을공원 가족캠핑장 등지를 찾은 이들도 여름밤 장관을 만끽했습니다.
소셜미디어 생중계 방을 이용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국립과천과학관 페이스북 라이브 페이지에는 한때 500명 넘게 접속해 함께 월식을 지켜봤습니다.
'용인인데 건물에 가렸다', '서울에선 보인다', '부산 구름 비켜라', '화성에선 화성도 보인다'는 등 지역별 상황을 공유하며 채팅방을 달구기도 했습니다.
오늘 월식은 오전 2시 13분 반영식으로 시작했습니다.
1시간여 뒤인 오전 3시 24분엔 지구 본 그림자 속으로 달이 들어가는 부분식이 진행됐습니다.
달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식은 오전 4시 30분쯤부터 펼쳐졌으나, 제대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지평선 근처까지 떨어진 달 주변으로 안개가 낀 곳이 많은 데다 일출 30분 전인 오전 5시쯤부터 하늘이 밝아지는 현상(시민박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기식은 6시 14분까지라고 한국천문연구원은 전했습니다.
달 전체가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개기월식은 지난 1월 31일 이후 올해 두 번째였습니다.
다음 월식은 내년 7월 17일 새벽 부분월식으로 펼쳐집니다.
개기월식은 2021년 5월 26일에야 볼 수 있습니다.
지구에 아주 가까운 거리로 근접한 화성과 함께 토성이나 목성 등 태양계 다른 행성에 대한 목격담도 있었습니다.
실제 화성은 어제 오후 충(태양과 행성 사이를 지구가 지나가는 것)에 위치하며, 지난 2003년 이후 지구에 가장 접근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행성이 충일 때 지구와 해당 행성은 근접하게 됩니다.
토성은 태양과 반대 위치에 자리해 달과 같은 남서쪽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서쪽 하늘에는 목성도 떴습니다.
거리만 놓고 볼 때 화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건 오는 31일 오후 5시쯤입니다. 5천758만9천633㎞ 정도입니다.
두 행성 간의 거리가 6천만km 이내로 좁혀지는 건 2003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지구와 화성은 서로 다른 타원궤도로 공전한다"며 "두 행성 진행 방향이 기울어져 있어 충보다 거리가 더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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