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이면서 조각품이기도 한 이른바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 전시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가구, 그 정신적 쓰임새'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서울 평창동 '금보성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이며 오프닝 파티는 28일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에 한다.
'아트 퍼니처'라는 말은 아직은 일반에 생소한 용어다. 하지만 예술계와 유럽 등 경제 선진국에서는 영국의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1834~1896)에 의해 1800년대 후반부터 자리잡은 개념이다.
가구점에 있어야 할 의자, 테이블, 책장 등을 미술품 전시장에서 만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과연 가구가 예술품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미국의 아티스트 리챠드 아트수와거(Richard Artschwager, 1923~2013)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당신이 그 위에 앉는다면 그것은 의자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그 주변을 배회하면서 바라본다면 그것은 예술품이다"
오민수 작가의 작품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12명의 신진 작가들이 참여한다.작품의 기본적인 소재는 나무다.
작가들은 직접 각자의 작품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직접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 내면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표현하고 있고, 특히 여러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활용하여 각자의 개성을 독특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전시의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의 지향점은 '정신적 필요성'이라는 예술성에 닿아있다. 전시에서는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표현한 작품', '뇌와 대화하고자 하는 생각과 행동을 예술로 표현한 작품', '인내와 수양의 결과를 칼로 표현한 작품', '타인에게 받은 상처를 본인의 개성과 색으로 표현한 작품', '삶의 구성요소와 순환하는 시간의 관계를 가구적으로 표현한 작품' 등 개성과 예술성 넘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이들 12명의 신진작가들은 1년 전 목공 스튜디오 '메이앤'에서 함께 목공을 계기로 만났다. 망설임 없는 갓 스무살의 청년과 감수성 예민한 30대부터 40대 후반의 전직 대기업 출신과 전직 상장기업 CEO까지 각자의 이유와 사연을 가지고 가구와 인연을 맺은 이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새로운 인생에 대한 첫 결과물이다.
전시에 참여한 오민수 작가는 "전시 이후 모두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나름의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자신만의 목공방이나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가구 주문제작과 아카데미를 운영할 생각이다. 그러면서 작품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고 매년 1회 가량 이와 같은 아트퍼니처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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