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백상예술대상 대상의 영광는 영화 ‘1987’과 드라마 ‘비밀의 숲’에게 돌아갔습니다. 시상식의 고질병으로 불리던 그들만의 잔치, 나눠먹기, 몰아주기는 없었다. 이변은 없었지만, 함께 즐겼고, 공감가는 시상식이었습니다.
어제(3일) 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 D홀에서는 신동엽 수지 박보검이 MC를 맡은 가운데,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1987’은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 영화 부문 남자 조연상, 시나리오상, 영화 부문 대상까지 싹쓸이하며 4관왕에 올랐습니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은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에선 큰 재미를 못 봤지만 이날 대상으로 웰메이드 드라마임을 다시금 입증했습니다.
지난해 개봉한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부터 6월항쟁에 이르는 격동의 1987년을 담아낸 작품으로 최종 관객수 723만명을 넘어선 흥행작입니다.
장준환 감독은 대상을 품에 안은 후 "사실 감독은 좋은 배우들, 제작진을 만나는 게 행운인데 제일 큰 행운은 좋은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라며 "이 이야기는 30년 전 국민들이 독재와 싸우면서 만들어준 이야기다. 또 겨울, 촛불로 국민들이 만들어줬다. 많은 국민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습니다.
치밀한 구성과 높은 완성도로 ‘뇌섹드라마’라는 극찬을 받은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은 이날 TV 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잃고 이성으로 세상을 보는 검사 황시목(조승우)이 타협 제로에 무대포지만 따뜻한 심성의 형사 한여진(배두나)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 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 드라마였습니다.
이찬호 책임 프로듀서는 “작년 6월 방송돼 많은 사랑받았다. 숨은 주역들이 있다. 촬영, 조명, 미술, 편집, 음악 등 많은 스태프들의 고생이 있었다”며 제작진들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대상 다음으로 가장 큰 상인 TV 부문 남녀 최우수연기상은 ‘비밀의 숲’의 조승우와 ‘미스티’의 김남주가 각각 받았습니다. 조승우는 “큰 사랑을 받아서 작년 한 해 정말 행복했다”면서 “우리 집에 그동안 받은 상이 하나도 없다. 어깨가 무거워지고, 괜히 자만할 것 같아 집에 두지 않았다. 지금 배두나가 많이 생각난다. 나의 훌륭한 파트너였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밀의 숲’이 시즌5까지 갔으면 좋겠다. 시즌제로 갈 수 있게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남주는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6개월간 고혜란으로 살아 행복했다. 큰 상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가진 게 없는 내가 고혜란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면서 “남편 김승우의 변함없는 사랑에도 감사하다. 이 상은 어머니께 바치겠다. 어머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연기로 시청자 여러분에게 다가가겠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영화 부문 최우수연기상 김윤석과 남자조연상 박희순/ 사진=스타투데이
영화 부문 최우수연기상은 ‘1987’ 김윤석과 ‘아이캔스피크’ 나문희가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김윤석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갖춰야 할 것은 재능과 노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또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다. 바로 ‘정성’이다. 그 단어를 깨우쳐준 장준환 감독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나문희는 “‘아이캔스피크’로 일흔 일곱부터 일흔 여덟까지 상을 받게 됐다. 이 상은 위안부 할머니, 모든 할머니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영화 부문 작품상은 ‘남한산성’이, TV 드라마 부문 작품상은 ‘마더’가 수상했습니다. 예능 작품상은 ‘효리네 민박’에게 돌아갔습니다.
인기상은 대세 스타 수지와 정해인이 받았습니다. 이날 수지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로 정해인은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인기상을 수상했습니다.
한편 영화 부문 감독상은 '신과 함께'의 김용화 감독이 수상, 축하를 받았습니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는 만들면 만들수록 잘 모르겠다. 이렇게 상을 줘서 감사하다. 겸손하게 살아야 할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전하면서 “특별히 3명의 여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아내, 딸,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밖에 TV 부문 남녀 신인상은 SBS '사랑의 온도'에 출연한 양세종과 tvn 드라마 ‘마더’의 허율이 수상했습니다. 영화 부문 남자 신인상은 ‘꿈의 제인’ 구교환이, 여자 신인상은 ‘박열’ 최희서에게 돌아갔습니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은 심사의 지평을 넓혀 그 어느 해보다 공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D·작가·감독·제작사 대표 등 40명으로 구성된 예비후보평가단의 설문자료를 바탕으로 TV·영화 부문 각각 7인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했습니다. 조연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드라마 트렌드에 발맞춰 TV 부문 조연상도 신설했습니다. 또 촬영·편집·미술·음악·음향·의상·분장·시각효과·특수효과 등 스태프에게 주어지는 예술상도 마련해 노고를 치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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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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