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타짜'로 각종 고수의 세계를 그려온 허영만 화백이 이번엔 주식 투자에 도전해 자신의 생생한 경험담을 만화책으로 냈다.
허 화백은 4일 서울시 중구 달개비에서 '허영만의 3천만원'(가디언 펴냄) 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해 7월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해 5개월 만에 약 8%의 수익을 올렸다"며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자기 돈을 불리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이번 만화의 취지를 설명했다.
'허영만의 3천만원'은 허 화백이 종잣돈을 들고 직접 투자에 나서는 스토리다. 원래는 그의 기존 인기작처럼 주식 세계와 그 안에 있는 고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었단다. "그 계획은 워낙 방대한 지식이 필요해서 포기했습니다. 대신 전문가를 통해 내가 직접 투자해 살아 있는 주식 매매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총 3000만원을 600만원 씩 나눠 다섯 명의 주식 투자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투자 중이다. 다섯 명의 투자자문단은 주식투자대회 수상자인 개인투자자 셋,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시스템 투자 회사, 투자자문회사로 구성돼 있다. "요즘 코스닥이 워낙 좋아서 8%의 수익률이 별볼일 없게 보일지 몰라도 1년이면 16%죠." 지난 달부터는 가치 투자자 한 명을 추가해 투자액을 3600만원까지 늘렸다.
이번에 나온 책은 시리즈의 1권이다. 지난 해 7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채널예스에 연재된 내용을 종합했다. 투자자문단과 SNS 단체 채팅창을 통해 나눴던 대화가 실제 허 화백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진다. "시작하기 전에 주식 투자서 30권을 읽어보니 주식 투자해서 잘됐다는 이야기는 있는데 '왜' 성공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더군요. 주식은 투기라고 생각했던 제가 직접 투자한 스토리를 전문용어 없이 쉽게 풀었습니다."
가상화폐를 다룰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일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투자해야 한다는 자신의 원칙에 벗어난다는 것이다. "12시면 꼭 낮잠을 한 시간씩 자던 저의 생활 리듬도 이미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깨졌습니다. 비트코인 투자하는 사람은 식사 도중에 상대방을 앞에 두고도 스마트폰을 계속 확인하더군요. 남들이 다 좋다고 해서 투자하기보다는 어떤 상품이라도 최소 2주 시간을 두고 정보를 충분히 습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허영만의 3천만원'은 출판 만화의 새 도전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거대 포털이 아닌 온라인 서점의 웹진에 연재하고 이를 출판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것이다. 채널예스에 따르면 허영만의 3천만원은 총 23회 연재되는 동안 각 회당 조회수 2만건, 댓글 400개를 넘기고 있다. 이는 채널예스에 올라오는 다른 콘텐츠의 2~3배 수준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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