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이들은 투표부터 제대로 해야한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한국 근현대를 관통하는 역사 대하소설로 한국의 대표 소설가 조정래 작가(74)의 말이다.
조정래 작가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UC버클리에서 열린 ‘정글만리’ 영문판 출간 기념회에서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로 인해 ‘헬조선’이라고까지 말하는 젊은이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는 한 청중의 질문에 “20∼30대들은 총선이든 대선이든 투표율이 25%밖에 안 된다. 반면 60대 이상은 70∼80%에 달한다. 모든 결정권을 기성세대에게 넘겨 준 무책임한 사람들이 헬조선을 말하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조정래 작가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치와 위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점도 수차례 강조했다. “한국 문학은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비해 영문 번역이 거의 되지 않는다”는 질문에 “한국 위상이 그 정도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18세기 동안 전 세계의 중심국이었고, 일본은 200년 전 서양문물을 매우 빠르게 받아들여 최고의 근대화를 이뤘지만, 우리 역사는 사실상 71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서양 사람은 아시아 국가라고 하면, 중국, 인도, 일본 밖에 모른다. 그것이 현재 국가의 위상이며 한국 문학의 위상”이라고 말했다.
조 작가의 정글만리를 영문으로 번역한 브루스 풀턴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도 “요새 한국에서 번역할 만한 책 찾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이야기(스토리텔링)를 가진 문학을 발견하기 힘들다. 한국 문학이 다시 스토리텔링의 전통을 찾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조 작가는 “정글만리를 쓴 것은 20∼30대에게 중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반도국가의 약소민족일 수밖에 없는 숙명을 갖고 태어났다. 이들 모두와 친구로 지내는 등거리 외교를 해야 한다.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은 통일을 이뤄 영원히 중립국으로 사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시대정신’이 담긴 작품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다음에 쓸 책의 주제는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로 정했다”며 “작가란 왜곡에 맞서야 하고 진실을 파헤쳐야 하고, 억압에 저항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작가들이 보여준 공통된 실천이고 정도였다. 그 뒷모습도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이끌어 왔다. 그래서 감히 저도 그길을 따라가고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클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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