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연극 ‘글로리아’는 직장인의 삶, 관계 등을 소재로 했지만, 들여다보면 더 없이 삭막하고, 그로인해 외롭고 쓸쓸하다.
‘글로리아’의 배경은 뉴욕의 한 잡지사로, 어시스턴트들의 얘기로 시작한다. 겉보기엔 여느 회사와 같아 보이지만, 이들의 웃는 모습에는 긴장감이 돌고, 주고받는 대화에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아슬함이 있다.
특히 선배랍시고 이러쿵저러쿵 내뱉거나, 인턴사원의 열심인 모습이 불편하거나, 경험 좀 쌓겠다고 들어온 회사에서 사회의 민낯을 아주 조금 느낀 인턴이나, 타인의 일은 안중에도 없는 등 각각, 개성이 또렷한 인물들은 바로 내 옆에 앉아 컴퓨터를 두드리는 동료, 혹은 선배나 후배의 모습과 닮아있다. 거울을 보듯, 무대 위 인물이 내 자신이라고 깨달을 수도 있을 정도로 인간의 내면을 꿰뚫었다.
앞에서는 하하호호 하지만, 뒤에서는 험담을 지껄이거나, 서로의 눈치만 보느라 결국 입 밖에는 꺼내지도 못하는 수많은 의견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친구도 선택해야 하는 각박한 일상을, ‘글로리아’는 고스란히 담았다. 이와 동시에 젊음, 친구, 꿈도 사라지지만, 텅 빈 아파트만 남아 버린, 글로리아의 삶은 허무하다 못해 참담하지만, 남 얘기 같지 않아 더욱 속이 쓰리다.
회사 왕따였던 그가, 왜 총을 들었을까, 라는 의문은 작품이 진행되면서 풀린다. 그가 들었던 총이, 누군가를 생명을 빼앗고, 삶을 짓밟고, 꿈을 망가뜨렸다고 볼 수 있지만, 이 극을 보고 있는 관객들은, 정작 살아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묻는다.
회사 동료들에게 총을 쏜 뒤, 자신 또한 죽음을 결정한 글로리아는, 살아있을 때보다 더 많이 회자된다. 그저 평범했고, 도시락을 싸오고, 뜨개질을 떠서 동료에게 선물하던 글로리아는, 그와 관계된, 혹은 그저 같은 회사에 다녔다는 이유만으로도, 타인의 관심대상이 된다. 이는 약물중독으로 세상을 떠나고 관심을 받는 가수 사라 트위드에 대한 언급에서도 느낄 수 있다.
또, 이러한 이슈거리를 미디어 등의 매체가 어떻게 다루는 가, 그리고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득을 위해 접근하는 가에 대해서도, ‘글로리아’는 짚었다. 동시에 인종, 성(性), 계급, 세대 등의 갈등을 건드리는 등 사회 곳곳의 문제를 가볍지만,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게 다뤘다.
하지만 무엇보다 ‘글로리아’는 쓸쓸하다. 무겁고, 어두운 부분을 위트있게 표현했지만, 그럼에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 감정을 여실히 나타내, 속이 훤히 발리는 듯 아찔하다. 날카롭고, 예리하게 표현된 사회 속 단편적인 모습은, 글로리아의 행위가 마냥 남의 일이 아닌 것이라고, 바로 우리 곁의 이야기라고 전한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대사 한 마디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는 까닭은, 바로 기시감을 동반한 불안함 때문일 것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글로리아’의 배경은 뉴욕의 한 잡지사로, 어시스턴트들의 얘기로 시작한다. 겉보기엔 여느 회사와 같아 보이지만, 이들의 웃는 모습에는 긴장감이 돌고, 주고받는 대화에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아슬함이 있다.
특히 선배랍시고 이러쿵저러쿵 내뱉거나, 인턴사원의 열심인 모습이 불편하거나, 경험 좀 쌓겠다고 들어온 회사에서 사회의 민낯을 아주 조금 느낀 인턴이나, 타인의 일은 안중에도 없는 등 각각, 개성이 또렷한 인물들은 바로 내 옆에 앉아 컴퓨터를 두드리는 동료, 혹은 선배나 후배의 모습과 닮아있다. 거울을 보듯, 무대 위 인물이 내 자신이라고 깨달을 수도 있을 정도로 인간의 내면을 꿰뚫었다.
앞에서는 하하호호 하지만, 뒤에서는 험담을 지껄이거나, 서로의 눈치만 보느라 결국 입 밖에는 꺼내지도 못하는 수많은 의견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친구도 선택해야 하는 각박한 일상을, ‘글로리아’는 고스란히 담았다. 이와 동시에 젊음, 친구, 꿈도 사라지지만, 텅 빈 아파트만 남아 버린, 글로리아의 삶은 허무하다 못해 참담하지만, 남 얘기 같지 않아 더욱 속이 쓰리다.
회사 왕따였던 그가, 왜 총을 들었을까, 라는 의문은 작품이 진행되면서 풀린다. 그가 들었던 총이, 누군가를 생명을 빼앗고, 삶을 짓밟고, 꿈을 망가뜨렸다고 볼 수 있지만, 이 극을 보고 있는 관객들은, 정작 살아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묻는다.
회사 동료들에게 총을 쏜 뒤, 자신 또한 죽음을 결정한 글로리아는, 살아있을 때보다 더 많이 회자된다. 그저 평범했고, 도시락을 싸오고, 뜨개질을 떠서 동료에게 선물하던 글로리아는, 그와 관계된, 혹은 그저 같은 회사에 다녔다는 이유만으로도, 타인의 관심대상이 된다. 이는 약물중독으로 세상을 떠나고 관심을 받는 가수 사라 트위드에 대한 언급에서도 느낄 수 있다.
또, 이러한 이슈거리를 미디어 등의 매체가 어떻게 다루는 가, 그리고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득을 위해 접근하는 가에 대해서도, ‘글로리아’는 짚었다. 동시에 인종, 성(性), 계급, 세대 등의 갈등을 건드리는 등 사회 곳곳의 문제를 가볍지만,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게 다뤘다.
하지만 무엇보다 ‘글로리아’는 쓸쓸하다. 무겁고, 어두운 부분을 위트있게 표현했지만, 그럼에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 감정을 여실히 나타내, 속이 훤히 발리는 듯 아찔하다. 날카롭고, 예리하게 표현된 사회 속 단편적인 모습은, 글로리아의 행위가 마냥 남의 일이 아닌 것이라고, 바로 우리 곁의 이야기라고 전한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대사 한 마디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는 까닭은, 바로 기시감을 동반한 불안함 때문일 것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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